‘계엄’, ‘건희’, ‘처단한다’…
지금의 비상계엄 사태를 풍자하고 해학의 소재로 삼은 공연이 인천에서 열렸다.
지난 12월7일 오후 7시30분 인천 남동소래아트홀에서 펼쳐진 뮤지컬 ‘판’ 출연진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된 이야기로 현 세태를 꼬집었다.
뮤지컬은 조선시대 행해졌던 ‘분서갱유’를 배경으로 출판물과 창작의 가치를 지켜내는 이야기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사 포고령 1호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엄포와도 맥이 닿아있는 주제였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반하면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도 했는데 뮤지컬 ‘판’은 극을 통해 처단 대상이 누구인지를 관객들에게 묻는다.
이렇게 공연과 전시를 통해 직접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비판하는 분위기와 함께 문화예술단체에서도 강도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의 200여개 예술단체 5000명 문화예술인들은 12월6일 국회의사당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구속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윤석열과 그 일당들에 의해 전개된 퇴행과 야만의 현장을 속속들이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여당 국민의힘 불참으로 불성립되자 분노는 더 들끓었다.
한국작가회의는 8일 성명을 내고 “헌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들을 옹호한 국회의원들은 생명을 걸어야 할 것”이라며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탄핵소추에 동참하라”고 주장했다.
앞선 5일엔 봉준호, 문소리, 변영주, 장준환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 요구 영화인 일동 역시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영화인들은 윤 대통령 집권 기간 일방통행식 영화 예산 편성으로 고통받았다”며 “야당의 예산안 처리 등이 비상계엄령의 근거라면, 반국가세력은 윤석열 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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