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서는 YTN 앵커 출신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개혁적인 ’30대 MZ 정치인’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열띤 경쟁 끝에 김재섭 위원장이 당선됐다.
8개월이 지나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혐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과정에서 두 정치인의 사뭇 다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던 당시 본회의장 안팎에선 계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직원, 당직자 등이 사무실 집기류로 출입문을 막는 등 온몸으로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안귀령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구를 손으로 잡고선 “부끄럽지도 않냐”고 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계엄군은 안 대변인에게 총구를 겨누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외신은 안 대변인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CNN은 ‘한국 국회 밖에서 무장 군인과 몸싸움을 벌인 정치인이 바이럴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안 대변인을 다뤘다.
CNN은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후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한 여성이 무장 군인과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과 분노를 표출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이코노미타임스는 ‘계엄군에게 맞선 용감한 한국 운동가를 만나보자’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안 대변인의 행동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그가 낸 용기는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BBC는 그와 나눈 인터뷰를 보도하기도 했다. 안 대변인은 BBC에 “뭔가 머리로 따지거나 이성적으로 계산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일단 막아야 된다, 이걸 막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라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끝으로 안 대변인은 “총칼을 든 군인들을 보면서 정당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 많이 안타깝고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조금 슬프고 답답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재섭 의원은 4일 오전 1시를 넘긴 시점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 190명이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는데 18명의 친한계 의원 가운데 한 명으로 동참했다. 이어 5일 국민의힘 소속 소장파 의원 4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 국민께 진실된 사과를 하라”,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한다”며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와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7일 진행된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탄핵소추안 투표에서 당론에 따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채 본회의장을 이탈했다. 계엄군의 국회 난입을 앞장 서 막아냈던 야당 보좌관들의 분노 가득한 “부역자” “투표해” 함성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동하는 김 의원의 고개는 숙여져 있었고 표정은 무거웠다.
반면 기자회견에 함께했던 소장파 5인 중 김상욱, 김예지 의원은 당론에도 불구하고 소신에 따라 투표에 동참했다.
이후 탄핵소추 표결 불참에 대한 민심의 거센 역풍이 부는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당 중진인 윤상현 의원에게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소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입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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