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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살리는 유통]⑩ 통영 알리고 양질의 굴 배송… 협력사와 공생하는 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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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따른 지역 소멸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위기 속 지역과 상생하는 유통업체들도 있다. 조선비즈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토종 유통업체들의 현장 및 지자체 현황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요즘 도시 사람들은 컬리로 식재료를 많이 산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서 난 신선한 굴을 컬리를 통해 납품하면서 통영을 알릴 뿐 아니라 양질의 굴 생산·배송을 위한 협업 시너지로 재구매율도 높아졌다. 고객들에게 좋은 인식을 준 결과 아니겠나.”

지난 4일 경상남도 통영시 미수동에 위치한 대흥물산 본사·공장에서 만난 김성찬(71) 대흥물산 대표는 ‘컬리와의 협업 과정에서 지역과의 상생 효과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 “매해 겨울 제철 음식인 굴을 먹을 때가 되면 고객들이 적어도 통영은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흥물산이 컬리에 제공한 생굴 제품 포장지엔 경상남도 추천 상품 인증을 받은 생산지가 적혀 있었다.

올해 컬리는 오프라인 행사 ‘푸드 페스타’에 처음 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굴 관련 지역 협력사 3곳과 함께 굴 생산·가공·배송 업무에 신경 쓰고 있다. 이 중 한 곳인 대흥물산은 통영 굴 생산·제조·가공만 52년째 해온 베테랑 향토기업이다. 컬리는 대흥물산과 2년째 협업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컬리는 이커머스(전자 상거래)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새벽 배송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2014년 설립된 컬리는 이듬해인 2015년 새벽 배송인 ‘샛별배송’을 선보였다. 샛별배송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했던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다. 이때를 기점으로 컬리 이용률은 급증했고, 2016년 연 매출 173억원이었던 컬리는 2021년 연 매출 1조561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연 매출 2조372억원에 이어 2023년 연 매출도 2조774억원이 됐다.

현재 컬리는 샛별배송 신선식품 발굴·관리·배송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 협력사와 협업 중이다. 컬리에 따르면 수산물 협력사는 연간 500~1000개에 달한다. 컬리 관계자는 “기존 벤더사(중간 유통업체) 대신 우리가 직접 지역 업체들을 발굴하고 소통하면서 제철 지역 특산물을 검증·관리하고 있다”며 “고객 리뷰도 공유해서 생산·선별·배송 과정을 끊임없이 재점검하거나 지역 브랜딩 식품을 기획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컬리 협력사 대흥물산의 거제·통영 앞바다 굴 양식장에서 굴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민영빈 기자
지난 4일 컬리 협력사 대흥물산의 거제·통영 앞바다 굴 양식장에서 굴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민영빈 기자

◇협력사와 함께 산지 점검… 협업 통한 일자리 창출도

컬리는 지역 협력사와 함께 산지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최상의 상품을 고객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특히 겨울 제철 음식인 굴은 올해 생산 과정에서 변수가 많았다고 한다. 생굴은 한 업체를 기준으로 평균 하루 기준 700㎏~2t(톤) 내외로 생산돼야 하지만,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15~30% 정도 덜 생산됐을 뿐 아니라 예년보다 작아진 굴 크기로 상품 가치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느라 출하 시기를 늦춰야 했던 탓이다.

거제·통영 앞바다에 위치한 대흥물산 굴 양식장 규모는 530㏊에 달한다. 300m짜리 줄 하나에 간격 70㎝로 묶은 부표 아래에 굴을 키우고 있다. 그렇게 굴이 달린 부표만 약 1만7000개다. 양식장 굴 채취 작업을 담당한 진탈몬(68)씨는 “굴이 커지는 시기가 평년 10월부터인데 올해는 수온이 약 4도 정도 높아서 굴의 먹이 활동 시기가 늦어졌다”며 “예년 굴 출하 시기 대비 생산량도, 상품성도 저조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오는 3월까지 겨울철 굴 공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양식장에서 채취한 굴은 인근 박신장(굴 까기 작업장)에서 숙련된 작업자들의 손을 거쳐 생굴 형태가 된다. 박신장 작업은 거제·통영 지역민들이 도맡고 있다. 이날 작업자 중 외국인 노동자 3명을 제외한 23명은 지역민이었다. 대흥물산 관계자는 “컬리에서 굴 구매량이 많아지면 공급을 위한 생산량도 늘어난다. 작업자도 지금보다 2배 더 고용해야 한다”며 “작업자 역량에 따라 일급은 다르지만 하루 평균 17만~18만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컬리와의 협업이 거제·통영 지역 일자리 창출과 내수 경제에 일조한 셈이다.

지난 4일 작업자들이 박신장(굴 까기 작업장)에 쌓인 굴을 일일이 까고 있는 모습. 1차 세척된 생굴 묶음은 이후 공장으로 옮겨져 4단계 세척 후 상품으로 포장된다. /민영빈 기자
지난 4일 작업자들이 박신장(굴 까기 작업장)에 쌓인 굴을 일일이 까고 있는 모습. 1차 세척된 생굴 묶음은 이후 공장으로 옮겨져 4단계 세척 후 상품으로 포장된다. /민영빈 기자

◇新 판로 통한 지역 상생 나서… 지역 홍보는 ‘덤’

컬리는 국내 농가와의 새로운 판로 개척을 통한 지역 상생에 진심인 면모를 보여왔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업체 ‘매곡작목반’은 컬리와의 협업을 통해 2022년 연 매출 20억원을 기록했다. 협업 전인 2014년 연 매출이 1억2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0배 정도 오른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학교 급식 또는 공공 정책에 따른 친환경 식자재 납품만 했던 매곡작목반에 새로운 판로를 제공한 결과였다.

당시 컬리에는 가치 소비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았고, 컬리도 지속 가능한 가치가 담긴 친환경 농산물 공급처를 찾고 있을 때였다. 컬리와의 협업으로 동반 성장한 매곡작목반은 현재 친환경 농산물 품목을 15종까지 늘려 비닐하우스도 50동을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협력 농가 생산 지역도 경기 이천에 이어 여주, 평택, 충남 천안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컬리가 2022년부터 협업한 대흥물산의 생굴 샛별배송도 마찬가지다. 대흥물산의 지하 암반 해수를 사용한 자동화 설비를 통해 총 4단계를 거쳐 세척된 생굴은 비닐에 물과 함께 담겨 포장된다. 이때 컬리는 해당 상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당일 풀콜드체인(Full-cold chain) 시스템에 따라 김포·평택·창원 물류센터로 입고한다. 이후 고객의 샛별배송 주문에 맞춰 컬리는 신선한 거제·통영 굴 제품을 당일 배송한다. 주문자의 지역·시간 제약 없는 새로운 판로를 제공한 셈이다.

통영시는 컬리가 지역 상생·공존에 초점을 둔 판로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를 통한 식품 구매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국 단위로 뻗어나가는 판로 개척은 경제 활성화에 이어 지역 알리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컬리처럼 잘 알려진 유통 플랫폼과의 지역 기업 간 협업은 전국적으로 판로가 확대되는 만큼 경제적 효과는 확실하다”며 “굴 하면 통영, 통영하면 굴과 같은 지역 홍보 효과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 1차 세척된 생굴들이 컬리 협력사 대흥물산 공장으로 옮겨져 상품화 공정을 위한 4단계 세척 후 이물질이 없는지 확인 후 비닐에 물과 함께 담겨 포장되고 있는 모습. 이후 포장된 생굴 상품들은 컬리의 김포·평택·창원물류센터로 입고돼 샛별배송 주문에 맞춰 배송된다. 대부분 당일 배송되거나 다음날 곧바로 배송된다. /민영빈 기자
지난 4일 1차 세척된 생굴들이 컬리 협력사 대흥물산 공장으로 옮겨져 상품화 공정을 위한 4단계 세척 후 이물질이 없는지 확인 후 비닐에 물과 함께 담겨 포장되고 있는 모습. 이후 포장된 생굴 상품들은 컬리의 김포·평택·창원물류센터로 입고돼 샛별배송 주문에 맞춰 배송된다. 대부분 당일 배송되거나 다음날 곧바로 배송된다. /민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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