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현로앤컨설팅 노무법인 산재질병보상센터 손지현 노무사 ]
산업재해는 흔히 건설 현장이나 공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떠올리게 하지만, 조리사와 같은 직업에서도 산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연구와 판례를 통해 조리사들의 폐암 발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조리사 폐암 산재의 원인, 관련 법적 근거, 예방책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뤄보겠다.
조리사들이 폐암에 노출되는 주된 요인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cooking fumes)’이다. 조리흄은 고온에서 식용유나 기름이 가열될 때 나오는 유해 물질로, 여기에는 발암 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니트로사민 등이 포함된다. 특히 환기 시설이 열악하거나 장시간 조리하는 환경에 노출된 경우, 폐암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고온 조리(튀김, 볶음)뿐만 아니라 숯불구이 등 특정 방식의 조리도 유해 물질 배출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조리사들은 직업 특성상 높은 발암 위험에 노출된다.
조리사 폐암이 산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폐암의 주원인으로 흡연, 유전적 요인 등이 강조되었지만, 최근 판례에서는 조리 과정에서의 유해 물질 노출도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인정되고 있다. 2021년 한 조리사는 다년간 주방에서 일하며 발생한 폐암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이 판례는 조리사들이 직업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법원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의 장기 노출과 환기 시설 부족이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조리사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업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환기 시스템 개선’이 요구된다. 주방 내 강력한 환기 설비와 후드를 설치하여 조리흄이 효과적으로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근로자의 ‘보호 장비 사용’이 중요하다. 유해 물질 노출을 줄이기 위해 조리사는 적절한 마스크와 같은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작업 시간 조정’이다. 장시간 고온 조리에 노출되지 않도록 교대 근무제도를 도입하여 작업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로는 ‘정기 건강 검진’이 요구된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직업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조리사의 폐암 산재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직업병 문제를 환기시키는 중요한 이슈이다. 정부는 사업주가 환기 시설 설치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폐암과 같은 직업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소비자로서도 조리사들의 노고와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조리사 폐암 산재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구조적이고 예방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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