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의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가 지난달 마무리됐다. 지난 9월 21일부터 11월30일까지 인천 전역 21개 동네책방이 함께했다. △중구 문학소매점, 서점마계 △동구 나비날다책방, 책방마쉬, 한미서점 △서구 서점안착 △계양구 책방산책 △미추홀구 딴뚬꽌뚬 △남동구 책방건짐, 그루터기책방 △연수구 열다책방, 세종문고 △부평구 미래문고, 쓰는하루, 낮잠과 바람 △강화군 책방국자와주걱, 책방시점, 우공책방, 딸기책방, 낙비의책수다, 책방바람숲에서 총 54회의 책담회가 열렸다. 참여자는 총 827명으로 회차별 평균 15명 내외의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 알찬 책담회,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
지난 6일 오전 인천 중구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사업의 결과보고회를 겸해 열린 이날 자리에는 사업에 참여한 지역책방 관계자 10명과 한국근대문학관 사업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한국근대문학관이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파악한 책담회 주요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저자가 직접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독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작가와의 만남’과 특정 주제에 대해 참가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주제별 토론’, 그림책 만들기와 글쓰기 등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인 ‘체험 워크숍’ 등이다.
특히 그림책 테라피와 아로마 테라피를 연계한 ‘그림책 아로마테라피’, 우리 지역의 환경과 도시 발전에 대해 고민하는 ‘도시 생태 탐구’, 동네책방에서 직접 출판한 도서 책담회인 ‘동네책방표 출판 도서’, 서점만의 고유한 북큐레이션이 돋보이는 ‘같은책 다른 북큐레이션’과 지역 작가 조명 등 각 서점의 특성을 살린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참여자들은 주로 40~50대 여성이 많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과 교육자들의 참여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지속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작가와의 직접적인 소통, 지역 문화 활성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윤민주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는 “동네책방 연계 책담회는 지역 문화 활성화와 독서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 연계 강화,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 정체성 구축 등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간담회 참석자들의 소감.
▲김미영 책방마쉬 대표
“그림책, 문학으로 인정받아 좋았다”
그림책을 처음 본다는 분부터 다양하게 참여해 주셨다. 그림책이 문학으로서 인정받고 공유되는 시간이라 좋았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분이 책이랑 더 가까워지고 연결됐으면 한다.
▲김미정 서점안착 대표
“사업의 연속성·여유 기간 더 있었으면”
동네책방 대표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눴던 회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사업이 연속성 있게 진행됐으면 한다.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사업 기간이 더 여유 있었으면 좋겠다.
▲김시연 한미서점 대표
“인원 모집 어려웠지만…소수와 소통도 좋아”
생각보다 인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적은 인원이랑 소통하는 게 옳았다 싶다. 이런 과정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다만 하반기에 각종 축제 등이 많고 사업 기간이 짧아서 일정 조정은 필요할 듯싶다.
▲김은철 열다책방 대표
“삶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 기뻤다”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돼 기뻤다. 책방끼리 일정이 겹치지 않게 사업 기간을 늘리면 더 좋은 작가들을 많이 모실 수 있을 듯하다. 학예사 등 전문성 있는 분들을 강사로 함께하면 이야기가 확장되고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박종란 딸기책방 대표
“쉽게 만날 수 없는 작가들과 만남 만족”
강화까지 작가를 초청하는 게 어려운데, 이번 책담회를 계기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쉽사리 만나기 어려운 작가들과의 만남에 참석자들도 만족해했다.
▲윤석우 서점마계 대표
“지역 작가의 책 알릴 수 있는 시간”
지역 작가들의 책을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다. 작가로서 자신의 책이 어떻게 읽히고 소통되는지 체감할 수 있어 큰 선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인천 작가와 시민을 모시고 함께한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정기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윤영식 딴뚬꽌뚬 대표
“지역 정체성 유지하며 기획 다양성 넓혀야”
시민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알았으면 싶었는데 이번 자리를 통해 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책담회 진행을 위해서는 지역작가나 소재 등 로컬과 관련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지역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기획의 다양성을 위해 조금 느슨한 범위에서 진행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장윤조 그루터기책방 직원
“그림책 교수님과 소통의 장…지속됐으면”
그림책 북큐레이션 교수님이 오셔서 많은 참석자와 소통하며 따뜻한 화합의 장이었다. 지속적으로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 협소한 장소와 부족한 인력과 홍보 개선 등을 위해 지원이 더 이뤄지면 좋겠다.
▲이애숙 미래문고 대표
“어려운 지역 서점…운영자들과 대화 소중”
인천 지역 서점들이 요즘 너무 어렵다. 지원금 없으면 작가를 모시는 것은 물론 하루하루 운영하기도 힘들다. 책담회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책방 운영자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오늘 자리가 더 의미 깊다.
▲홍지연 책방산책 대표
“마을·이웃에 관한 이야기 나누는 기회”
21개 책방의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사는 마을과 동네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을 가졌다. 아쉬운 건 책담회가 9~11월까지 3개월간 집중돼 더 여유롭게 운영됐으면 싶다. 참여자들의 연령층을 고려해 홍보물 등을 가독성 있게 편집했으면 좋겠다.
▲김락기 한국근대문학관 관장
“더 많은 책방·시민들 즐길 수 있도록 할 것”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이 신경 써주셔서 무사히 끝났다. 책방마다 추구하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하게 기획해 주셔서 알차고 인상 깊은 책담회였다. 내년에는 사업 기간을 넉넉히 진행하는 등 더 많은 책방과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오늘 자리에서 주신 말씀 참고해 사업을 보완하고 한국근대문학관과 동네책방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아가겠다. 감사하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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