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민음식이 세계를 사로잡다니 뿌듯하네요”, “다른 나라 라면을 먹어봤는데, 한국의 그 맛이 안느껴져요”
한국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더욱이 인도네시아의 규제 해제로 수출 전망이 한층 밝아진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연말까지 12억 달러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2024년 10월 기준 한국 라면 수출액이 10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치로, 2023년 연간 수출액 9억5200만 달러를 10개월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2024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이 2억1000만 달러로 최대 수출국 자리를 지켰고, 미국이 1억80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5%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호재가 더해졌다. 인도네시아가 한국산 라면에 대한 에틸렌옥사이드(EO) 관련 시험·검사성적서 요구 조치를 해제한 것이다. 이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적극적인 규제외교 노력의 결실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절차가 간소화되고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면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성과는 61년 전 시작된 작은 도전에서 비롯됐다.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이 일본 묘조식품의 기술을 도입해 한국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출시했다. 닭고기 맛 스프와 함께 100g에 10원이라는 가격으로 판매된 ‘삼양라면’은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과 지속적인 홍보 노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1969년에는 연간 1,500만 봉지가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1965년 롯데공업, 1970년대 농심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는 제품 혁신으로 이어졌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소고기 육수, 하얀 국물, 비빔면 등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고, 편의성을 높인 컵라면도 출시됐다.
1996년부터는 매운맛 라면이 트렌드를 이끌었고, 2000년대에는 ‘짜파구리’같은 창의적인 조리법이 유행하며 라면 문화는 더욱 다채로워졌다.
최근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한류의 힘이 있다.
K-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라면은 이제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화 상품이 됐다. SNS에서는 한국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62년 전 시작된 작은 도전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국인에게 김치와 함께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하는 라면은, 이제 세계인의 일상에서도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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