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단단하고 맛 좋은 딸기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총력전이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다. 늦더위로 생육이 늦어진 상황에서 최근 폭설로 일부 농가가 피해를 입으면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게다가 연말에는 케이크 등에 딸기가 대량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의 딸기 소비량도 연말이 되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 마트도 딸기 수급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귤과 함께 겨울철 대표 과일인 딸기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늦더위로 딸기 생육이 늦어지면서 출하 시점이 늦어져 딸기 수급에 신경 써야 했던 11월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지난달 27일 내린 눈이 예상보다 많이 내리면서 하우스가 무너져 내리는 피해가 여럿 접수됐다. 예정됐던 딸기 출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늦여름과 폭설 등 수급 변화가 예상되자 대형마트 중에선 이마트가 특히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마트는 산청, 하동, 합천, 논산 등 대표 딸기 산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신규 산지 확보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스마트팜 딸기 물량을 3배 이상 확대했다. 스마트팜에서 자란 딸기는 재배 환경이 적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균일한 품질의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트가 딸기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겨울철 딸기를 찾는 소비자가 최근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딸기는 겨울철 과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또 빨간 딸기가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홈파티 레시피의 주요 재료로 활용되면서 딸기의 겨울철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에 간단한 홈파티 레시피로 딸기 활용법이 많이 공유되면서 홈파티를 즐기는 이들이 딸기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호텔업계도 딸기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말 특수를 누릴 딸기 뷔페를 일제히 개장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 서울의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의 ‘살롱 드 딸기(Salon de Ddalki)’,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베리 베리 베리 디저트 뷔페’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딸기 뷔페 개장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는 등 연말을 장식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여름엔 망고, 겨울엔 딸기 수급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투썸플레이스가 적극적이다. 투썸플레이스의 간판 상품인 스트로베리초코생크림 케이크(일명 스초생)에 들어가는 딸기를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 제품은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160%에 달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투썸플레이스가 케이크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와 스타벅스로만 나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투썸플레이스만 ‘특이한 자리’를 확보했다’면서 “베이커리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디저트에 더 힘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투썸플레이스는 올해 겨울엔 스트로베리초코생크림 케이크를 떠올리게끔 만드는 홍보를 펼치고 있다. 올해 투썸플레이스의 전체 캠페인 슬로건은 ‘스초생은 겨울이 제철’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설로 인한 피해로 12월 중 딸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년보단 딸기값이 비쌀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량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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