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이 ‘계엄의 밤’을 지켜보면서 경찰, 군인의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한강은 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국의 급박한 정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강은 “아마 많은 한국분들이 그러셨을 텐데, 저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계속 뉴스를 보며 지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과거 계엄령이 선포됐을 당시와 비교해 현재는 모든 광경이 생중계되어 지켜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었다면서, “맨몸으로 군인들을 막으려 했던 사람들, 군인을 제지하려 애쓴 사람들, 총을 든 군인들 앞에서 끝까지 버티려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전했다. “그들의 진심과 용기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한강이 주목한 것은 투입된 계엄군들의 태도였다. 그는 “젊은 경찰, 군인들 태도 인상 깊었다. 많은 분들이 느끼셨을 텐데, (군인과 경찰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을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며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 입장에선 (군인과 경찰의 태도가) 소극적이었겠지만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며 해결책을 찾으려는 적극적 행위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한강은 이렇게 덧붙였다.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론을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앞서 한강은 2014년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펴냈고, 해당 작품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의 시민들이 벌인 민주화 운동이다. 시민들은 계엄령 철폐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 인사들의 퇴진, 김대중 석방 등을 요구했으나, 명령을 받고 출동한 계엄군에 의해 무력 진압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해 근현대사의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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