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이틀째 타올랐다.
5일 오후 6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민중행동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측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촛불을 들고 광화문 6번 출구 앞부터 세종로 파출소 일대까지 동화면세점 주변 거리를 메웠다. 시위 장소가 참가자로 꽉 차면서 시작 시간을 넘겨 도착한 시민들은 집회 장소 주변 인도에 늘어섰다.
무대에 오른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광란의 밤에 국회 앞에서 계엄군의 총부리에 맞서 저항하는 시민들이 없었다면, 그 총부리 앞에서도 카메라와 마이크를 놓지 않고, 펜을 꺾지 않은 언론노동자들이 없었다면 국회가 내란수괴 윤석열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지금쯤 전국의 언론사는 군홧발에 짓이겨졌을 것”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포고령에서 드러난 것처럼 윤석열은 언론을 개헌의 첫번째 장악, 통제, 탄압, 처단의 대상으로 설정했다. 친위 쿠데타는 결코 언론자유와 양립할 수 없다”며 “21세기 대명천지에 전두환 정권에서 횡행한 국가폭력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윤석열 치하의 오늘이다. 단 하루도 견딜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탄핵에 반대하면 당신도 탄핵이다, 재선은 없다고 명백히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에서 집회 참석을 위해 광화문을 찾았다고 밝힌 70세 이병채씨는 “제게 트라우마가 하나 있다. 친구들과 5·18 (민주화 운동) 때 같이 있었는데 총을 쏘는 것 같아서 도망을 갔다. 그런데 친구가 쓰러졌다. 나중에 보니까 그 친구 허파에 총알이 박혀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며 “그 이후로 5·18 이야기만 나오고 가슴이 이상하고 몸이 떨린다.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씨는 “며칠 전 TV에서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한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날 놀라 잠을 못잤다”고 울먹였다. 이어 “계엄령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시지 않나. 무섭다”라며 “이제는 도망가지 않는다. 이 목숨을 다 바쳐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윤석열 대통령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외에도 계엄 선포 과정에 참여한 국무위원들,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혜영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은 “오늘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윤석열을 지키기로 했다고 들었다. 오늘 집회에서는 국민의힘 해체를 함께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은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해제는 반드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국무위원 역시 내란 시도의 공범이지 않겠는가”라며 “계엄 선포에 누가 찬성했고 반대했는지, 계엄 선포 이후 영향에 대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 우리 시민들은 낱낱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약 2시간 동안 집회를 한 뒤, 서울역을 거쳐 대통령실 방향인 용산 남영역까지 거리를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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