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야당 국회의원들보다 늦게 국회에 도착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비상계엄 선포 뒤 밤 11시까지 국회를 점령하기로 계획돼 있던 군 병력의 실제 도착시각이 48분이나 늦어지면서 야당이 주도한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을 막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707 특수임무단 등의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로 이동하려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반경 3.7km 이내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지나가야 한다.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하려면 공군작전사령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계엄 선포 사실을 완벽히 인지하지 못한 공군 쪽과 계엄군 간의 소통문제로 시간이 걸렸을 거란 것이 김 전 의원의 설명이다.
김 전 의원은 “전군주요지휘관 회의가 소집된 게 계엄 선포 직후인 10시40분께이니까 불과 그 시간에 공군 작전사령관이 비상계엄이 어떻고, 공역을 다 계엄군에게 열어주고 이런 걸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밤 11시48분에 국회 경내에 진입하면서, 190명의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들이 국회 안에서 의자와 책상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김 전 의원은 “군의 지휘체계 혼선이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킨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계엄군이 국회 보좌진 등의 저항으로 국회 본청 진입 시간이 지체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에 대한 체포조를 운용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사무처가 밝힌 국회 진입 계엄군 규모는 280여명이다. 국방부는 3일 밤 11시48분부터 4일 새벽 1시15분까지 헬기 24대를 동원해 무장한 계엄군 230여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고, 4일 0시40분에는 계엄군 50여명이 국회 외곽 담장을 넘어 진입했다.
계엄군은 야당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국회 본청 진입을 막자, 0시34분부터 국회의사당 2층 사무실 유리를 깨고 본청으로 난입했다.
한겨레 이지혜 기자 /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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