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이 시베리아 상공에서 지구 대기권을 강타하는 순간 섬광을 일으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BBC 방송은 유럽우주국(ESA)를 인용해 현지 시각으로 3일 오후 5시 15분(한국 시각 4일 오전 1시 15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다고 밝혔다.
‘COWEPC5’이라고 명명된 이 소행성은 올해 지구를 강타한 네 번째 소행성이다.
천문학자들이 이 작은 소행성에 집중한 것은 충돌 전에 발견했다는 점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는 미국 애리조나주 키트 피크 국립 천문대는 약 10시간 전 충돌을 예고했다.
현재까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기 전 발견된 사례는 이번 경우를 포함해 12번밖에 되지 않는다.
예고대로 이날 러시아 연방 극동부 시베리아에 있는 야쿠티아 상공에 소행성이 등장했다. 폭 70cm로 소형에 속하기 때문에 대기권에 충돌한 즉시 불타 소멸했지만, 순간 상공에서 밝은 빛을 뿜어내 혜성 같은 우주쇼를 인근 주민들에게 선사했다.
ESA의 행성 방어 사무소 책임자 리처드 모이슬은 “키트 피크 천문대 이지스 시스템으로 소행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은 지역(impact corridor)을 계산해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지스는 미국 해군이 공중 및 지상의 위협을 식별하는 데에도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이날 천문대 감시 카메라와 인근 지역 올렉민스키, 렌즈크 주민이 촬영한 영상에는 소행성이 혜성처럼 꼬리와 플레어를 남기며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기상 당국은 소행성 충돌 예고가 내려진 직후 경계 태세에 들어갔으나 이후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곧바로 경보를 해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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