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서용하 기자= 올해 11월말 기준 농식품 수출 누적액(잠정)이 지난해보다 8.1% 증가한 9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농심과 삼양라면으로 대표되는 K-라면이 최초로 수출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양사는 K-라면 수출 규모를 확대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에 따르면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 과자류, 음료, 쌀가공식품 등이 모두 11월말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라면 수출은 3분기에만 3억1350만 달러,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11억4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 ‘신라면’ 맛으로 미국인 울려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의 관세 장벽 정책에 K푸드 수출기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K라면 중에는 미국 현지에 법인과 공장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농심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신제품 ‘툼바’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면서 해외 매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법인 매출은 9747억원이다.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매출은 37%를 차지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기준(2023년) 지난해 기준 미국 라면 시장에서 농심의 점유율은 25.4%로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라면이 가장 잘 팔린다.
농심은 K라면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데다 자사 제품 인지도가 높은데 따라 제2공장 증설(용기면 고속라인 추가)을 완료했다.
신제품 ‘툼바’의 인기도 매섭다. 이 제품은 출시 두달만에 110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까르보 불닭’의 경쟁 제품으로 떠올랐다.
농심 측은 “11월7일부터 미국 현지 생산과 채널 입점을 시작했다”며 “신라면툼바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미국법인 내부에서 전담팀을 운영해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농심은 경쟁업체들이 아직 미국에서는 생산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데 반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제1공장은 2005년, 제2공장은 2022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현지에 공장이 있어 보편적 관세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유리한 것은 맞다”라며 “다만 미국의 정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삼양라면 ‘불닭브랜드’ 역대 최고 실적 경신
삼양식품은 대표 수출 품목인 ‘불닭’ 브랜드의 세계적 인기로 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불닭브랜드는 전례없는 챌린지 문화를 만들어내며 현재 100여개국에서 연간 약 10억개가 판매되는 K푸드 대표주자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아시아를 넘어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불닭브랜드 매출은 올 한 해에만 1조원을 넘어섰다. 출시부터 현재까지 누적 매출은 4조원, 누적 판매량은 70억개에 달한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2016년 930억원이었던 수출액은 2023년 8093억원으로 7년 만에 9배 가까이 뛰었고,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68%로 대폭 확대됐다.
올해는 3분기까지 총 9638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77%까지 늘었다.
삼양라면은 7억불 수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2022년 4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뒤 불과 2년 만에 달성한 결과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품목 다각화와 함께 수출전진기지인 밀양공장에 이어 2공장을 내년 상반기에 완공해 해외법인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의 보편적 관세에 관련해선 아직 불확실한 만큼 관련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정수 부회장은 “7억불 수출 달성은 한국 식품이 지닌 높은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식품과 문화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을 드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농심vs 삼양 신 격전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한 해 인스턴트 라면 소비량이 132억개를 넘어설 정도여서 향후 라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최근 인도네시아가 ‘즉석면류 식품안전 관리 강화 조치’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한국산 라면의 신속한 통관이 가능하게 됐다.
농심은 지난 11월 15일 자카르타 포스 블록(Pos Bloc)에서 신세이셔널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지난 9월 28일, 29일 양일 간 자카르타 타만 리터라시 블록 M(TAMAN LITERASI BLOK M)에서도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
두 장소 모두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특히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농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많은 인구와 라면 소비량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라면의 진출이 초기 단계인만큼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브랜드 앰배서더와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판촉 행사를 펼쳐 신라면 브랜드를 알려나갈 예정이다”라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을 내세워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물 없는 볶음면 형태의 라면에 익숙하고,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 식문화를 겨냥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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