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도대체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는 중이다. 세세하게 보자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보자면 ‘야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로 뭉뚱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사건건 국정에 개입해 본인의 계획을 그르치는 야당이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굉장히 미울 것이기 때문. 게다가 사랑하는 아내이자 대통령 선거 때부터 많~은 도움(?)을 준 김건희 여사까지 물고 늘어지니 눈엣가시도 저런 가시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까지 같이 고민해 준 것으로 알려진 김 여사는 이번 ‘계엄’은 알고 있었을까? 혹시 김 여사의 볼멘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던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은 아닐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경 긴급 담화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참모진 대부분은 계엄 선포 상황을 몰랐다고 한다.
비서실장조차 ‘비상계엄’ 발령이 임박해서야 관련 정보를 공유 받았고, 국무회의 참석자 대부분도 회의가 시작된 뒤 상황을 파악했다고.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가까운 여당 고위관계자는 “김 여사도 계엄 선포를 미리 몰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차라리 김 여사가 미리 알았으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여권의 최고 실력자들에게조차 계획을 숨긴 상태에서 김용현 장관 등 극소수 인사가 극비리에 ‘비상계엄’을 준비한 것이다.
현재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 그동안 여의도에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던 친윤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연락이 되지 않아 도무지 이유를 몰라 너무 답답하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매체 뉴탄친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기로 선포한다’ 이런 소재가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이번 ‘비상계엄’의 이유가 김여사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남편의 위신을 이번 기회에 당당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당연히 웃자고 하는 농담이겠지만, 마음속 ‘혹시’라는 단어가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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