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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왕좌’ 영광 잃어버린 LG생건… ‘이정애號’ 반등 이끌 승부수는

IT조선 조회수  

이정애 대표가 이끄는 LG생활건강이 올해도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력 수출 국가인 중국의 경기 불황이 장기화된 영향이다. 올해는 내수 채널 확대와 북미 등 중심으로 해외 무대로 수익 활로를 모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미미한 상태다. 

내년이면 취임 3년 차를 맞는 이 대표가 차별화된 승부수로 과거 ‘뷰티 왕좌’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 / 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 / LG생활건강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생활건강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전년 대비 소폭 떨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4824억원으로 0.9%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 전망은 6조835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올해 초 이 대표가 목표한 매출 ‘한 자릿수’ 성장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올 3분기까지 LG생활건강의 누적 매출은 5조2020억원으로 0.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156억원으로 3.8% 줄었다. 내수 침체에 원가와 고정비 부담이 이어진 데다 주요 채널인 마트와 백화점 등이 폐점되면서 자연스럽게 입점 브랜드의 판매량 감소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된 건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부터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전까지 사드·메르스 등 각종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17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성장시키며 뷰티 왕좌 자리를 꿰찼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 내 실적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2021년 8조915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22년 7조1858억원, 2023년 6조8048억원으로 3년 연속 역성장했다. 

어려운 시기가 이 대표의 취임과도 맞물리면서 그의 경영 부담은 예견된 일이었다. 문제는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 뚜렷한 타개책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정애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등 경쟁사들이 중국 대신 북미 사업을 키우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정애 대표는 코로나로 꺾였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기존 럭셔리 브랜드인 ‘더후’의 리브랜드를 통해 중국 현지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3분기까지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8.9% 늘어나긴 했지만 북미 시장은 달랐다.

같은 기간 북미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4.6% 감소했다. 다년간 화장품 관련 인수합병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음에도 브랜드 영향력이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생활건강 더후 홍보 모델 배우 김지원.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더후 홍보 모델 배우 김지원. / LG생활건강

앞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미국 화장품 기업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하며 북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듬해 ‘피지오겔’ 브랜드의 아시아·북미 지역 사업권을 취득했다. 이후 2022년에는 미국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 지분 65%를 사들였다.

과감한 북미 투자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선전한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더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기준 서구권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4% 증가한 4653억원을 기록했다.

곧 취임 3년차는 맞는 이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LG생활건강은 해외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효율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M&A로 구축해온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시장 상황과 고객 특성에 맞는 제품과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더페이스샵은 국내 스테디셀러 클렌징 ‘미감수’를 ‘라이스 워터 브라이트(Rice Water Bright)’라는 이름으로 북미 온·오프라인을 공략하고 있고, 피지오겔은 ‘홍조 완화’ 기능에 대한 니즈를 타깃으로 기존 ‘카밍 릴리프’ 라인을 리뉴얼 출시했다.

또 내수 시장에서는 채널 다각화에 집중에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접점 기회를 늘리고 있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내년 3월 중 다이소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북미 사업 확대와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통 채널 전략을 다각화해 국내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며 “뷰티사업 뿐 아니라 생활용품 부문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IT조선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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