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전격 선포한 비상계엄의 설계자로 ‘충암파'(충암고 출신), 현장에서 직접 실행에 옮긴 인물로 육사 출신 ‘4인방’이 거론된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유튜브 채널 ‘CBS 2시 라이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후배인 김용현·이상민 장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21인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장관을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이 장관 연루설을 주장하는 배경은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사람이 행안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두 명뿐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이들은 모두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동문이다. 이상민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다. 김용현 장관은 윤 대통령의 1년 선배다.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서 충암고를 졸업한 인물들은 ‘충암파’로 불린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육사 38기)을 필두로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46기), 소속 부대에서 계엄군 병력을 동원한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47기)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48기) 등이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인물로, 철저한 보안 속에서 비상계엄 계획과 실행을 준비했다.
이번 계엄 선포는 대통령실 다수 참모를 비롯해 군 고위 당국자들에게도 공유되지 않은 채 긴박하게 이뤄졌는데 김 장관이 이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군 서열 1위인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조차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김 장관은 계엄사령관으로 육사 8기수 후배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을 윤 대통령에게 추천했고, 박 사령관은 대통령 재가를 받아 임명됐다.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군 내부에선 김명수 합참의장이 계엄사령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실제로 합참에는 계엄 업무를 관장하는 조직 ‘계엄과’가 있다.
김 의장은 육사가 아닌 해군사관학교(43기) 출신인데 일각에선 이 같은 점이 계엄사령관 인선에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날 밤 10시 23분께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국회와 정당 등 정치활동 금지’ 등을 규정한 계엄사 1호 포고령을 내렸고, 포고령 발표 약 30분 후 계엄군이 국회에 들이닥쳤다. 동원된 계엄군 병력의 원소속은 특전사 예하 707특수임무단과 제1공수특전여단, 수방사 소속 군사경찰특임대 등으로 알려졌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김 장관의 육사 9기수 후배, 이진우 수방사령관은 10기수 후배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실질적으로 병력을 움직인 두 사령관은 올해 초 논란이 됐던 김 장관의 ‘공관 모임’ 멤버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경호처장 재직 시절이던 당시 한남동 공관으로 곽 사령관과 이 사령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8기) 등을 불러 모임을 한 바 있다. 이 모임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군내 사조직이란 의심을 받는 ‘충암파’ 논란이 확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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