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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예술 넘나든 백남준 예술세계 관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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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손과 얼굴'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백남준 ‘손과 얼굴’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부산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백남준의 예술적 도전을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항상 새로운 매체와 예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았던 인물로 누구보다 미래를 선명하게 내다본 예술가, 백남준에게 헌정하는 전시다.

국내에서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초기 백남준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희귀 자료와 작품을 비롯해 ‘로봇 가족: 할아버지 로봇’과 ‘로봇 가족: 할머니 로봇’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 로봇 가족 시리즈와 ‘걸리버’,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 ‘108번뇌’와 같은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 88점과 자료 38점, 비디오 15점 등 모두 141점의 자료를 부산 지역에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소장처에서 대여한 160여 점의 작품과 사진, 영상, 아카이브 자료 등을 선보인다.

백남준 사후 개최된 국내 미술관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다.

▲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전시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플럭서스(국제적 전위예술 집단) 초기 활동부터 2006년 서거 전까지 도전했던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이 작업했던 모든 예술적 매체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기술과 예술을 넘나들며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로 전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해 동시대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그의 미래 비전을 보여준다.

1961년 퍼포먼스 비디오 ‘손과 얼굴’ 같은 청년 백남준이 자신을 예술 작품의 매체로 다루며 예술적 자아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초기작이 소개된다.

‘플럭서스 챔피온 콘테스트'(1962)는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양동이 주변에서 오줌을 누며 국가를 부르는 퍼포먼스로, 사회와 예술의 권위에 도전하는 백남준식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서 전시됐던 텔레비전 작품들 ‘TV를 위한 선’, ‘자석 TV’, ‘왕관 TV’를 비롯해 전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 백남준 '로봇 K-456'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백남준 ‘로봇 K-456’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백남준이 만든 첫 번째 로봇 ‘로봇 K-456′(1964(1995))과 슈야 아베가 그린 로봇 장치의 도면들, 백남준이 아베와 주고받은 편지 원본도 선보인다.

백남준과 오랜 기간 협업한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의 ‘TV 첼로’와 ‘오페라 섹스트로니크’도 함께 전시된다.

▲ 백남준 'TV왕관'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백남준 ‘TV왕관’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백남준, '걸리버'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백남준, ‘걸리버’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영화관에서는 백남준의 대표작 비디오 15점을 대형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백남준 스스로가 자신의 예술을 설명하는 인터뷰 형식의 비디오 ‘백남준: 텔레비전을 위한 편집'(1975)을 비롯해, ‘존 케이지에게 바침'(1973), ‘호랑이는 살아있다'(1999)까지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비디오가 상영된다.

미술관 1층과 2층이 연결되는 특별한 공간에서는 백남준 설치 작품의 백미인 8미터 높이의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백남준이 자연의 생명력과 그의 예술적 스승인 존 케이지를 추모하는 마음이 담긴 대형 작품이다.

대형 걸리버 로봇과 그 주위를 둘러싼 18개의 소인국 로봇으로 이루어진 작품 ‘걸리버’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200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백남준이 마지막으로 전시했던 레이저 작품 ‘삼원소’를 선보인다.

한국의 역사적 격변부터 백남준 개인의 깊은 번뇌까지 108개의 TV 모니터를 통해 짧게 분절된 비디오로 보여주는 작품 ‘108번뇌’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 4·5에서 내년 3월 16일까지 개최된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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