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 담그기, 유네스코 등재
김장문화 이어 전통 음식문화 인정
장류 산업, 세계적 도약 기대
“장은 우리 식문화를 대표하는 주식입니다. 이제 세계가 그 가치를 인정한 것이죠.”
한국의 전통 장 담그기 문화가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장 담그기, 한국이 세계 최초 유네스코 등재
주목할 점은 중국과 일본에도 콩으로 장을 담그는 문화가 있음에도 한국이 가장 먼저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2016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한 범부처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노력의 결실이다.
이번 등재를 통해 한국 전통 장류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한식의 기본 맛을 내는 것은 장이며, 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추장과 된장 등 전통 장류를 포함한 소스류 수출액은 지난해에만 3억8천만달러(약 5천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특히 한류 열풍에 힘입어 불고기소스, 떡볶이소스, 불닭소스 등 양념소스류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송 장관은 특히 고추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고추장은 고기볶음용이나 딸기 고추장처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면서 “소스 산업이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고추장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시장 다변화, 중동·중남미까지 확대 계획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장 담그기 문화의 가치를 더욱 강조했다.
“장 담그기 문화에는 한국 고유의 생활 문화와 공동체 정신이 담겨있다”면서 “이번 등재를 계기로 우리 장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식진흥원은 이미 장류 문화의 관광 상품화에도 나섰다. 전남 담양군과 전북 순창군에서 운영되는 ‘장류 벨트’는 명인과 함께하는 장 담그기, 옹기 만들기, 발효음식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사라져가는 장 담그기 문화의 보전과 전승을 위해 장 담그기 명인을 새롭게 발굴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출 시장 다변화도 추진한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 집중된 수출 시장을 중동, 중남미, 인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등재는 2013년 ‘김장문화’ 등재에 이어 한국 전통 음식문화로는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한식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세계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지속 가능한 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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