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여전히 제조업 같은 전통 산업에 의존하고 첨단산업 기반 스타트업은 부족합니다. 산·학·연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새로운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정주여건까지 갖춰야 합니다.”
대구·경북에서 10여년간 창업기업 성장을 도운 손재율 멘토는 인구소멸 극복까지 고려한 지역 특화 창업지원만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멘토는 2014년부터 K-ICT창업멘토링센터 대구·경북 멘토로 활동하며 2600회의 멘토링을 실시했다. 멘티가 대부분 지역 기업임에도 37건, 총 73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육성 멘티 기업의 상호 교류를 위해 사비를 들여 반기마다 네트워킹 데이도 운영하고 있다.
그가 물심양면으로 멘티를 돕는 이유는 지역 예비·초기창업자가 환경적 요소를 딛고 일어서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손 멘토는 18년간 정보기술(IT) 분야 4개 업체를 경영했다. 몸소 체득한 성공과 실패 이유, 기업가정신, 고객·임직원 설득, 자금관리 등 사업 모든 요소를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경북 영천의 코리아식품은 분산된 공장의 통합 조언을 받고 매출을 크게 늘렸다. 스마트제조 솔루션 엠버로드의 작업공정 최적화 알고리즘 적용에도 기여했다.
손 멘토는 “영남 창업 생태계가 여전히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이로 인해 혁신 사업 모델을 겸비한 창업가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투자환경도 걸림돌이다. 때문에 지방을 떠나는 창업기업도 많다.
손 멘토는 지역 맞춤형 지원 제도로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창업 펀드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초기기업 투자로 물꼬를 터야한다는 것이다. 연구개발(R&D) 지원, 대학·연구소·기업 협력 강화 등 기술 사업화 기반 구축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협력관계다. 손 멘토는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지역 특성에 맞는 창업지원 기반을 자율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면서 “청년이 농촌·중소도시에서 정착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것도 창업 대책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정보통신기술(ICT) 특화 창업시설, 세제 혜택 등 제도 지원만큼이나 실패를 좌절이 아닌 성공을 향한 과정으로 여기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봤다.
손 멘토는 “선배 창업가가 후배 기업 역량 강화와 지역 특화 산업 연계를 주도할 때 대경권 창업생태계는 진화할 것”이라면서 “창업멘토링센터 역시 지역 창업가들이 세계무대에 진출하도록 지원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손재율 멘토는
-1999년 ICT 캐드(CAD) 엔지니어링 업체를 창업한 벤처 1세대 경영인이다. 총 4개 회사 경영과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경험했다. 경영 경험을 지역 창업가에게 전하기 위해 2014년부터 K-ICT창업멘토링센터 멘토로 활동하며, 최우수 멘토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2018년에는 대구가톨릭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경영 지식과 실무를 겸비한 창업자를 배출하고 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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