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농심·오뚜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날개 달다…EO 규제 완화로 글로벌 공략 가속화

더 퍼블릭 2024.12.04 조회수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 등 K라면 3사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4개월 만에 EO 검사 규제가 해제되면서, 세계 두 번째 즉석면 시장 공략이 한층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수출 비용이 절감되고 통관 절차가 빨라져, 내년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3일 라면업계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한국산 라면에 대해 강화했던 에틸렌옥사이드(EO) 검사 기준을 완화하면서 K라면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대(對) 인도네시아 라면 수출액이 약 738만달러(한화 약 103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은 이달 1일부터 한국산 라면에 대해 EO 검사성적서 제출 의무를 해제했다. 이 조치는 지난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EO 관리 강화 정책이 약 14개월 만에 완화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약 2억8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즉석면류 시장이다. 국제즉석면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연간 즉석면 소비량은 약 145억 개로 전 세계 소비량의 15%를 차지한다. 이 같은 대규모 시장에서 EO 검사는 한국산 라면 수출에 큰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EO는 농산물 훈증제나 살균제로 사용되는 물질로, 일부 국가에서는 잔류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21년 한국산 라면에서 EO 반응산물로 생성될 수 있는 비발암성 물질(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된 것을 계기로, 한국산 라면에 대한 EO 검사 의무화를 시행했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매 수출 선적 시 EO 검사성적서를 제출해야 했고, 이로 인해 수출 기간 지연과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했다.

이 조치로 인해 대인도네시아 라면 수출액은 2021년 1218만달러에서 2022년 908만달러로 25.5% 감소하는 등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EO 규제 해제 정부와 업계의 협력 결과…K라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 가속화

이번 인도네시아 EO 규제 해제는 한국산 라면 수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식약처는 ▲유럽연합(EU)의 EO 규제 해제 ▲덴마크의 매운맛 라면 회수 조치 철회 ▲EU로의 삼계탕 수출 재개 등 다각적인 규제 해소 외교 성과를 거둬왔다.

앞서부터 식약처는 EO 관련 국제 기준과 한국 식품 안전 관리 체계를 적극 설명하며 규제 해제를 요청해왔다. 특히 지난 9월 양자회담과 아시아·태평양 식품 규제기관장 회의 등을 통해 K라면의 안전성과 EO 모니터링 결과를 강조했다. 업계 역시 EO 저감 조치와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며 K라면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노력했다.

결국,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한국의 식품 안전 관리 체계를 인정해 EO 검사 기준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국내 식품업계의 수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한 규제 외교의 성과”라며 “앞으로도 주요 수출국과의 규제 외교를 적극 추진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면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로 수출 절차가 간소화되고 통관 비용이 절감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즉석면 시장으로, 이번 규제 해제를 계기로 현지 입지를 강화하겠다며 수출 절차 간소화와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알렸다.

농심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와 똠얌 등 현지 특화 제품을 통해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방침이다.

오뚜기도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베트남 법인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라면 제품을 준비 중이다. 오뚜기는 이번 규제로 비용 절감 효과가 소비자가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현지 할랄 인증 제품을 통해 주요 유통망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라면은 이제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큰 도약을 기대하며, 한국 식품산업의 대표 주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