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불안정해진 금융·외환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오늘부터 비정례 RP(환매조건부 증권) 매입을 시작하기로 했다. 원화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매입 대상증권과 대상기관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은은 4일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당분간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임시 회의를 개최하여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부터 비정례 RP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RP매매 대상증권에는 기존 대상증권에 추가로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번 조치는 RP 매매 대상증권으로 한정된다. 또 한은의 신용위험관리를 위해 자기발행채권 및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매매 대상 증권에서 제외되며, 추가 선정된 대상증권의 신용위험이 한은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은은 대상기관도 은행은 국내은행 및 외은지점 전체로, 비은행은 투자매매업자와 투자중개업자 전체(증권사 및 선물사), 한국증권금융 등으로 확대했다. 이번 조치는 4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실시된다.
한은은 또 필요시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을 실시하고 채권시장과 관련해서 국고채 단순매입, 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실시하기로 했다. 외화 RP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시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기관의 순이체한도 확대 및 담보 설정도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한다.
한은은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강건한 대외건전성으로 시장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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