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비대(대장 목현태 총경)가 비상계엄 해지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저지하던 과정에서 한 야당 의원이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국세청 차장 출신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로 진입하던 중 국회경비대 소속 경찰관들로부터 폭행당해 손가락이 부러졌다고 이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국회경비대는 계엄 해제 결의안을 막기 위해 지난 3일 오후 11시부터 국회 모든 출입구를 차단했다. 국회의원들 역시 신분증이 있어도 출입이 불가능했다.
국회의원들은 계엄의 효력이 국회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지만 국회경비대장은 직접 현장에서 의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출입 통제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국회에 들어오지 못한 야당 의원들이 국회 담을 넘어 경내로 진입하기 시작하자 국회경비대장은 이를 막겠다며 소속 경찰관들에게 월담자 검거를 지시했다.
임 의원도 국회 본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 담을 넘던 과정에서 경찰관들의 제지를 받았다.
그는 국회의원 신분을 밝혔으나 경찰관들의 강한 제압에 저항하다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까지 입었다.
임 의원은 이후 국회 경내로 진입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지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으나 계엄이 해지되지 않아 손가락 부상을 입은 상태로 본회의장에 머물렀다. 결국 의사 출신인 같은 당 차지호 의원이 나무 포크와 휴지 등을 활용해 임시 부목을 만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매체와 만난 임 의원은 “국회경비대가 강하게 출입을 막아 본회의 참석을 위해 이를 뚫고 나오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라며 “의원총회 등 어느 정도 상황이 진행되면 병원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4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이를 해제한 윤 대통령을 향해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 이후 결의문을 내고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윤석열 정권의 끝은 비참한 파멸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어젯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전 국민적 저항과 국회의 결의로 6시간 만에 해제하는 폭거를 저질렀다”라며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1979년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 계엄군이 국회를 포위하고 국회 본청까지 난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그 어떤 선포 요건도 지키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원천 무효이고 중대한 헌법 위반이자 법률 위반”이라며 “이는 엄중한 내란 행위이자 완벽한 탄핵 사유”라고 했다.
또한 “대한민국 5000만 국민과 민주당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윤 대통령의 헌정 파괴 범죄를 좌시하지 않겠다”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의 불벼락 같은 심판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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