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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의 ‘깜짝 계엄쇼’가 결국 3시간 만에 막을 내리게 되면서 시민들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상태로 출근해 피곤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이들은 “계엄이 조속히 해제돼 다행”이라면서도 야밤에 극심한 혼란을 불러일으킨 대통령에 대해 한목소리로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이날 7시께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앞 버스정류장. 평소 오전 출근길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휴대폰으로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발표 영상 등 관련 소식과 기사를 열독하는 사람들을 다수 목격할 수 있었다. 대부분 이들은 뉴스를 보느라 밤을 지새웠다며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 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다고 밝힌 한 중년 부부는 “어제 뉴스 보고 밤새 소식만 확인했다. 깜짝 놀라서 잠을 두시간도 못자는 바람에 너무 피곤하다”며 “해제 된다는 뉴스까지 보고 나서야 겨우 눈을 붙이고 나온 참이다. 부모님은 전화해서 비상식량 사두라고 야단이더라”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대치동으로 출근하는 김 모(31) 씨는 “출근 걱정보다도 이게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당혹스러움과 앞으로에 대한 심란함이 더 컸다”며 “평소보다 1시간 반 넘게 늦게 잠들어서 피곤하다. 오늘 일어나 해제소식을 확인했는데 여전히 황당하고 대통령이 무슨 의도였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70대 남성 김 모 씨도 “보통 11시에 잠드는데 자기 직전 소식을 듣고 새벽 1시가 넘어서 잠들었다”며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한편으론 야당이 너무 심해서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찾은 6호선 삼각지역. 차분한 출근길 속 직장인들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만 이어 방문한 대통령실 인근에선 202경비단 경찰이 전쟁기념관에서 대통령실로 건너오지 못하게 제지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경찰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만 건널 수 있다”고 전했다. 전쟁기념관 쪽에서는 기자들만 모여서 브리핑을 하거나 대통령실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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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역에서 만난 정 모(27) 씨는 “외국계 회사는 오늘 재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며 “아침에 일어나 해제돼서 놀랐지만 여전히 걱정이 된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박 모(52) 씨는 “자다가 중학생 아들이 계엄령이라고 깨워서 1시쯤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다. 이후 한 숨도 못 잤다”며 “방송이 살아있기 때문에 앞으론 걱정하지 않지만 이는 내란죄에 해당될 정도이고 대통령이 악수를 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일부 직장인들은 새벽 중 재택근무 전환을 통지받아 이날 오전 출근길에 오르지 않기도 했다. 이날 오전 12시 40분께 서울 용산구 소재 A 회계법인은 전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금일 22시 30분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서 “내일 오전 추가 공지를 할 때까지 자택 대기로 전환한다”고 알리고 “용산 일대 상황을 파악한 뒤 재공지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1시 40분께 경기 성남 분당 소재의 한 게임회사도 “제반 상황을 감안해 4일 긴급 재택근무를 안내한다”며 전 사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발송했다.
한편 전날 밤 10시 25분께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시켜 해제를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결국 6시간 만인 오전 4시 25분께 대국민담화를 통해 계엄 철회 의사를 밝혔다.
전날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국회의사당이 폐쇄된다는 말이 돌며 의사당 앞 경찰 비공식 추산 4000여명의 시민이 운집해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공수부대와 격렬히 대치했다. 계엄이 해제되며 시민들도 다수 자리를 떠났지만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은 교통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오전 7시 10분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국회의사당역↔국회 앞 지하차도북단 양방향 도로는 현재 전면 통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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