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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엄멋’ 신지혜 디렉터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 거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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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에 위치한 문화예술 공간, 뮤지엄멋 ⓒ투데이신문
신당동에 위치한 문화예술 공간, 뮤지엄멋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는 레트로 열풍에 을지로를 시작으로 옛 거리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과거 쌀과 곡물 유통의 중심지이자 ‘떡볶이 타운’으로 유명했던 신당동은 이제 레트로를 하나의 콘셉트로서 활용하는 가게들과 이를 찾는 MZ세대의 방문으로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이곳에는 예술을 보다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인 ‘뮤지엄멋’이 있다.

지난 10월 문을 연 뮤지엄멋은 토털 미디어 솔루션 스타트업인 크리에이티브멋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앞으로 신당동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다 하는 문화 거점 역할을 맡겠다는 계획이다. 다양성과 경계 없는 예술을 추구하는 뮤지엄멋은 1층에 카페가 있는 뮤지엄멋1(M1)과 별도의 단층 건물에 전시 공간을 마련한 뮤지엄멋2(M2)로 나눠져 있으며, 공간의 다각화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떠오르는 ‘힙’의 성지로 주목받는 신당동의 문화예술 공간, 뮤지엄멋. 이곳의 문화기획자인 뮤지엄멋 신지혜 디렉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하고 있는 뮤지엄멋의 신지혜 디렉터 ⓒ투데이신문
인터뷰하고 있는 뮤지엄멋의 신지혜 디렉터 ⓒ투데이신문

Q. 신지혜 디렉터님은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 「이상의 집」 등 기획부터 브랜딩까지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기획자’라는 직업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문화기획자란 무엇인지.

문화기획자는 세상의 다양한 요소를 연결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매개자라고 생각한다. 전시나 공연뿐만 아니라 공간에서 일어나는 행위, 체험, 관찰 등 다양한 활동을 종합적으로 기획하는 역할이다.

Q. 인테리어 매거진 에디터로 일한 경험이 있는데 어떻게 건축에서 문화기획 쪽으로 경로를 바꾸게 됐는지.

문화와 건축이 서로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사랑해 미술 교육을 전공한 후, 예술과 공간이 결합된 일을 하고 싶어서 인테리어 매거진 에디터로 일했다. 그 과정에서 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건축가의 일은 공간에 장식적인 요소를 더하는 것이 아닌, 공간이 가진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도시와 연결된 건축 문화를 다루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됐고 건축과 문화가 융합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문화재단에 들어가 다양한 활동을 하며 다시 미술 업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회의 현상과 맥락 속에서 예술이 번영하는 것처럼 건축도 도시와 문화를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른다고 생각한다.

Q. 그동안 여러 문화 공간과 전시를 기획해 왔는데 크리에이티브멋의 뮤지엄멋과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20년 동안 비영리 문화재단에서 경력을 쌓던 중, 우연한 기회에 크리에이티브멋의 김태환 대표를 만났다. 크리에이티브멋은 상업적인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있지만, ‘경계를 짓지 않는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김 대표는 상업 분야에 문화예술을 접목시키며, 이를 선보일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나는 비영리 예술이 자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니즈가 맞아떨어졌고 지금도 순수예술과 상업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건강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정신생태계의 예술적 메타포’ 전시 모습 ⓒ투데이신문
‘정신생태계의 예술적 메타포’ 전시 모습 ⓒ투데이신문

Q. 문화예술 공간으로 신당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미술관을 일부러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서울에 많은 문화예술 행사와 전시가 있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무엇을 강요하는 예술이 아닌, 지나가면서 우연히 만나는 예술을 꿈꿨다. 뮤지엄멋 주변을 보면 알겠지만 쌀가게 옆에 젊은 사장님이 여는 멋진 가게가 있는 등 신당동의 원래 색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콘텐츠가 뚜렷한 가게들이 많다. 이처럼 신당동은 다양한 요소가 섞여 있고 서로 상생하는 신당동의 이야기가 좋았다. 또한 민간에서 운영하는 문화 공간이 없고 서촌처럼 걷기 좋은 동네이기 때문에 일상 속의 예술 공간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했다. 

Q. 신지혜 디렉터가 생각하는 신당동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신당동은 재미있는 역사를 가진 곳이다. 과거 ‘신당’이란 이름이 귀신을 달래는 신당(神堂)에서 유래된 것처럼, 신당동에는 오래된 역사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또한, 긴 역사를 지닌 북촌과 서촌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오면서 그곳의 원주민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많이 목격했다. 그러나 뮤지엄멋이 들어올 때, 새로운 문화 공간이 생기는 것에 반겨주시는 것을 보며 신당동의 원주민들은 새로운 사람과 가게를 환영한다고 느꼈다. 또한 주거 지역과 붙어있어서 밤에도 활기가 넘치는 것이 다른 지역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Q. 뮤지엄멋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크리에이티브멋 산하에 예술을 선보이는 뮤지엄멋이 자리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멋은 미디어 솔루션 스타트업으로,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다. 주로 광고를 제작하거나, AI 기술력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영상과 관련된 테크닉션을 선보인다.  문화예술의 특성상 다양한 미디어 작품들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협력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미디어 환경 위주의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왔지만, 문화 공간인 뮤지엄멋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이며 확장하려고 한다. 

Q. 현재 별도의 입장료 없이 운영되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는 중이며 1년 이내에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이 공간이 자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뮤지엄멋의 전시는 현재는 무료이지만 앞으로 진행될 전시는 소액의 관람료 형태나 지원 사업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공간이 예술적 가치를 잃지 않도록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앞서 이야기한, 뮤지엄멋을 통해 일상의 예술을 보여줄 때 장소와 작품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이 공간에서 앞으로 선보일 것에 대해 규정짓지 않고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며 방향성을 찾아 나가며, 뮤지엄멋이 기대되는 공간으로 인식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뮤지엄멋의 첫 번째 전시였던 「정신생태계의 예술적 메타포」는 반응이 어땠나.

국내 작가 고휘, 조현서, 황선정과 해외 작가 마키나, 허만 콜겐, 마탕 메시에르가 참여한 「정신생태계의 예술적 메타포」는 정신성을 예술적 관점에서 풀어낸 전시다. 뮤지엄멋의 첫 전시였던 만큼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시의 주제인 ‘멘탈리티’가 어렵지 않게 표현돼 있어 조용히 관람하며 힐링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받기도 했다.

위사 페스티벌 2024 보도 사진 [사진제공=뮤지엄멋]
위사 페스티벌 2024 보도 사진 [사진제공=뮤지엄멋]

Q. 앞으로 예정된 전시는. 

오는 12일(목)부터 15일(일)까지 4일간 ‘위사 페스티벌 2024’를 공동 주관하며 뮤지엄멋에서 전시 부분을 선보인다.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국내 유일의 오디오·비주얼 사운드 축제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참여형 콘텐츠와 실험적인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뮤지엄멋에서는 60년 역사를 지닌 홍콩 이발소를 시청각 설치물로 표현해 중국과 서울을 잇는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Q. 뮤지엄멋은 카페와 전시 공간이 한 건물에 응집된 곳이다. 이 외에도 뮤지엄멋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M2 공간을 추천하고 싶다. M2는 오래된 쌀 창고의 일부를 활용해 작은 전시 공간을 만든 곳으로, 뮤지엄멋이 추구하는 ‘일상 속의 우연한 예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뮤지엄멋의 옥상에서 신당동의 구도심을 바라보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다.

쌀 창고의 일부를 활용한 뮤지엄멋2(M2) 사진 ⓒ투데이신문
쌀 창고의 일부를 활용한 뮤지엄멋2(M2) 사진 ⓒ투데이신문

Q. 한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 문학 등 K-컬처가 전 세계적인 인기와 인정을 받는 요즘이다. 국내 문화예술의 위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크리에이티브멋에서 팝업스토어 등 대중문화와의 작업을 통해 팬덤의 영향력을 배워가고 있다. 이전까지 순수예술에 오랫동안 몸담아왔던 기획자로서 순수예술과 대중문화의 서로 다른 점을 확연히 볼 수 있었다.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며 대중문화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내 서로의 영역들을 잘 버무려 좋은 시너지를 내보일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 

Q. 뮤지엄멋이 어떤 문화 공간으로 기억됐으면 하는가.

언제나 살아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기획자로서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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