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올해 말과 내년 초 대거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국민연금관리공단(국민연금)에 시선이 쏠린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두산에너빌리티 합병 등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국민연금이 어느 방향을 정하느냐에 따라 행보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에서 거수기 역할 대신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를 요구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이에 응할지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금일 이사회를 열고 임시 주총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는데, 시장 안팎에서는 임시 주총이 다음 달 23일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현재 영풍·MBK 연합은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지난달 27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영풍·MBK 연합 측은 ‘1월 16일 전에는 임시주총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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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그일 3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3일께 임시주총을 열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법원 결정에 따라 어차피 열어야 할 임시주총이라면 고려아연이 의장권 등의 키를 잡은 상황에서 여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은 약 34.65%로 추산된다.
이에 국민연금이 만약 중립을 취하게 될 경우 최윤범 회장측이 불리해지게 된다. 앞서 지난 9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은 7.48%다. 하지만 추가 매도로 현재 지분율은 5% 내외로 추정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과거 경영권 분쟁 사례에는 중립을 택하는 경향이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태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27일 그룹구조 재편을 위한 분할합병 계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이달 12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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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현행 상법상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가 필요한 안건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지난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두산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30.67%인데 반해 소액주주 비율은 64.56%에 달한다. 이에 국민연금(6.85%) 등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표심이 ‘합병 반대’로 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액주주등을 중심으로 두산밥캣의 시장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아 소액주주들만 손해를 본다는 반발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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