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여성 임원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고, 대다수 언론사에 여전히 여성 임원이 전무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중간 간부급 여성 기자 수와 비중은 전년보다 늘어 향후 임원 등 보직을 맡을 여성 인력이 더디지만 증가하는 추세로 보인다.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최근 발간한 ‘저널W’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체 회원사 33곳 중 조사에 참여한 32개 언론사의 여성 임원 수는 전체 162명 가운데 10명으로 지난해 13명보다 줄었다.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도 8.07%에서 6.17%로 낮아졌다.
언론사별 여성 임원은 경향신문·서울신문이 2명씩이고, 내일신문·동아일보·매일경제신문·세계일보·채널A·한겨레신문 등 6곳이 각 1명씩이다. 나머지 24개 언론사에는 여전히 여성 임원이 없다.
여성 임원과 일부 중복되는 국·실·본부장은 20명으로 지난해(19명, 12.75%)보다 늘었지만, 비율은 12.66%로 다소 낮아졌다. 여성 국·실·본부장이 가장 많은 곳은 채널A로, 총 9명 중 4명이 여성이다. 2명 이상인 곳은 경향신문(8명 중 3명)과 한겨레신문(5명 중 2명) 뿐이었다. 18개 언론사는 아직도 여성 국·실·본부장이 한 명도 없었다.
편집국장과 보도국장·본부장 직책을 맡은 여성 기자가 전무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언론사 두 곳에서 변화가 있었다. 한겨레신문은 여성 기자가 편집인과 뉴스룸국장을 맡았고, 코리아타임스에 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이 임명됐다.
부국장급과 에디터, 부장, 소규모 팀장 등 중간 간부급 여성 기자의 숫자와 비중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향후 임원이나 보직을 맡게 될 여성 인력 풀이 늘어났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부국장·부본부장·에디터(부국장급)은 29명으로 전체 168명 중 17.26%를 차지했다. 지난해(20명, 12.43%)보다 숫자와 비율 모두 늘었다. 에디터(부서장급)·부장·팀장 수는 눈에 띄게 늘었다. 전체 642명 중 157명으로, 24.45%의 비중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소규모 팀장은 전체 164명 중 여성이 55명으로 33.54%를 기록했다.
10개 언론사에선 여성 부장 혹은 팀장의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었다. 경향신문·국민일보·아시아경제·중앙일보·채널A·한국일보·KBS는 여성 부장의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연합뉴스TV의 여성 부장 비율은 80%(5명 중 4명), 서울신문은 53%(17명 중 9명), 코리아타임즈는 50%(8명 중 4명)로 전체 절반 이상 수준이다.
여성 논설·해설위원은 총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늘었다. 비율도 15.08%(179명 “중 27명)에서 16.96%(171명 중 29명)으로 소폭 높아졌다. 여성 특파원 수는 39명으로 지난해보다 한 명 늘었다. 다만 전체 특파원 수가 152명에서 134명으로 줄어들면서 여성 특파원 비율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29.1%로 높아졌다. 여성기자협회는 이를 경영난 등으로 해외 사무실 등을 조정한 영향으로 해석했다.
여성기자협회는 “여성 기자들이 여러 분야와 영역에서 역량과 전문성을 쌓아가면서 더디긴 하지만 보직자 비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고 미약한 부분도 많다”고 했다.
여성기자협회는 이어 “부장이나 부국장급 보직자 비율이 늘어가는 것은 앞으로 여성 기자들이 중책을 맡아 더 나은 언론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며 “앞서간 이들이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좋은 길잡이가 되고, 뒤따라오는 이들이 이를 잘 따른다면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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