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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돈, 클린턴 이복 동생… 美 대통령 가족 사면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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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탈세와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차남 헌터 바이든을 사면하면서 가족을 사면한 대통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역사상 자녀를 사면한 것은 바이든이 처음이다.

영국 왕실의 사면권을 계승한 미국은 사면권을 정치적 권한으로 간주해 폭넓게 인정한다. 이 때문에 1795년 위스키 반란 선동자들을 사면한 조지 워싱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을 사면한 제럴드 포드 등 대통령 사면권을 두고 오랜 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이용해 대통령이 가족을 사면한 경우는 거의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지난 4월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2024 이스터 에그 롤에 참석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지난 4월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2024 이스터 에그 롤에 참석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클린턴, 이복 동생 로저 사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임기 종료 약 2시간을 앞두고 140명을 대규모로 사면했다. 사면 명단에는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빌 클린턴의 이복 동생 로저 주니어 클린턴이 포함돼 있었다. 로저 주니어는 빌의 어머니 버지니아 델 캐시디가 로저 클린턴과 결혼하면서 생긴 동생이다. 빌 클린턴은 어머니의 재혼으로 계부의 성을 따라 개명한 사례다.

로저 주니어는 1985년 아칸소주에서 잠복 중인 경찰관에게 코카인을 판매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고 1년 간 감옥에서 복역했다. 로저는 형 덕분에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빌 클린턴 재임 시절 대통령에게 사면 추천 대상자 명단을 제공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로저는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고, 해당 사면은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트럼프, 사돈 사면

지난 2020년 12월,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퇴임을 약 1개월 앞두고 측근 등 26명을 사면하면서 자신의 사돈 찰스 쿠슈너를 포함시켰다.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남편)의 부친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찰스 쿠슈너는 지난 2004년 탈세, 불법 선거자금 제공, 증인 매수, 거짓 증언 등 18가지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뒤 2년 형을 선고 받고 14개월을 복역했다.

찰스 쿠슈너는 수사 과정에서 매형인 윌리엄 슐더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모텔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뒤 매춘부를 매수해 슐더와 성관계를 갖도록 사주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자이자 당시 찰스 쿠슈너를 기소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 2019년 “미국 검사로 일할 때 기소했던 가장 혐오스럽고 역겨운 범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7월 20일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아내 이바나 트럼프의 장례식에 참석한 찰스 쿠슈너 / AP=연합뉴스
지난 2022년 7월 20일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아내 이바나 트럼프의 장례식에 참석한 찰스 쿠슈너 / AP=연합뉴스

◇바이든, 차남 헌터 사면

바이든의 헌터 사면은 미국 대통령이 가족을 사면한 역사상 세 번째 사례다. 헌터 바이든은 지난 2018년 10월 델라웨어주의 한 총기 상점에서 마약 중독 이력을 숨기고 총기를 구매하고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11일간 불법으로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 배심원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배심원의 결정을 따를 것이며, 그를 사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16일 세금 포털 혐의에 대해서도 헌터 바이든은 유죄 선고가 예정돼 있었다. 헌터 바이든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최소 140만달러(약 20억원)의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마크 스카시 연방 판사는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헌터 바이든에게 “유죄 인정이 최대 17년의 징역형과 최대 130만 달러의 벌금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느냐”고 물었고, 헌터는 이를 “이해한다”고 답했다.

헌터 바이든이 두 사건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사면 조치는 바이든이 아들을 사면하거나 감형하지 않겠다는 그동안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바이든은 성명에서 “미국인들이 한 아버지이자 대통령으로서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감정에 호소했다. WP는 “(사면이) 바이든의 레임덕 기간, 대선 패배 직후 정치적 파장이 거의 없을 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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