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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컵라면 인증샷 찍겠네”…이미 ‘쓰레기장’이라는 한라산 인기 폭발한 ‘근황’

서울경제 조회수  

'또 컵라면 인증샷 찍겠네'…이미 '쓰레기장'이라는 한라산 인기 폭발한 '근황'
‘또 컵라면 인증샷 찍겠네’…이미 ‘쓰레기장’이라는 한라산 인기 폭발한 ‘근황’
사진 제공 = 양영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겨울철 한라산국립공원 산행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2025년 1월1일 새해 일출 맞이 야간산행 예약(성판악 및 관음사 탐방로)이 40여분만에 마감됐다.

이날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한라산 탐방 예약시스템에는 1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한동안 접속장애가 일어났다. 오전 9시와 동시에 5000~6000명의 대기자가 발생하고 예약 홈페이지 자체가 제대로 열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향한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한 달간 성판과 관음사 예약탐방을 일시적으로 해제해 운영하고 있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9.6㎞·하루 1000명)와 관음사 코스(8.7㎞·하루 500명)에 한해 사전에 예약해야 탐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한달간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시해제 첫날인 11월27일부터 29일까지는 기상악화로 사실상 출입이 통제됐고 날씨가 풀려 부분 통제됐던 11월30일 성판악 기준 790명, 지난 1일 988명이 백록담을 찾았다.

10월 기준 올해 한라산 탐방객은 내국인 68만586명, 외국인 7만4000명 등 75만4586명을 기록했다.

한라산은 인기만큼이나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양영수 제주도의원은 제433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서 한라산 정상 나무 데크 주변에 쓰레기가 산적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 14장을 공개했다.

양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플라스틱 생수병과 일회용 나무젓가락, 과자봉지, 캔 등 한라산 탐방객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크고 작은 쓰레기들이 나무 데크 곳곳에 쑤셔 박혀 있는 모습이 담겼다.

양 의원은 “한라산 정상은 다른 지역 명산과 달리 나무 데크로 정비가 잘 돼 있다”며 “보기에도 좋고 안전하기도 해 겉으로는 괜찮은 것 같지만 사실 한라산 정상은 이렇게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 등 문제로 데크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는 못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데크가 잘 돼 있으니 탐방객들이 정상에 너무 오래 머물면서 쓰레기를 곳곳에 버리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한라산 정상에서의 취식 행위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제주도민들과 함께 한라산 환경 정화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반드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컵라면 인증샷 찍겠네'…이미 '쓰레기장'이라는 한라산 인기 폭발한 '근황'
‘또 컵라면 인증샷 찍겠네’…이미 ‘쓰레기장’이라는 한라산 인기 폭발한 ‘근황’
대피소 앞에 내걸린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 현수막,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특히 28년 만에 매점이 폐쇄됐지만 여전히 인기가 식을줄 모르는 컵라면은 일반 쓰레기 뿐만 아니라 국물 등 음식을 쓰레기 처리 문제도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한라산에서 하루에 모이는 라면 국물은 120ℓ에 달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라면 국물 정도는 넓디 넓은 산자락에 버려도 자연 분해된다고 여길 수 있지만 나트륨 폭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라면 국물을 땅에 버리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식물체 수분이 짠 국물을 머금은 토양으로 이동해 식물이 말라죽을 수 있다.

결국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현수막 게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리소는 라면 국물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컵라면을 먹을 때 수프와 물을 절반씩만 넣어 애초 다 먹지 못할 양의 라면 국물이 생기는 것을 막자며 독려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라산에 라면국물을 버리다 적발되면 자연공원법상 과태료 20만 원이 부과된다”며 “한라산을 찾는 모든 탐방객이 컵라면 국물 등 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작은 실천으로 한라산을 보호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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