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팁스 10년…또 한번의 ‘점프’
3200여개 스타트업 배출…92개사 상장 등 엑시트 성공
후속투자 15조원 유치…2027년 누적투자 20조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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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인공지능) 기반 의료영상 분석 스타트업
루닛
은 2013년 창업, 2014년 정부의 한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됐다. 2015년 이미지 분류와 학습 실력을 겨루는 이미지넷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루닛은 2021년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으로 미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얻었고 202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 센드버드는 모바일 앱용 채팅 API 플랫폼 기업이다. 루닛과 같은 프로그램을 지원 받았고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 2019년 시리즈B(520억원), 2021년 시리즈C(13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150개국, 3000개 넘는 기업 고객을 확보하며 글로벌 기업이 됐다.
이들 기업이 초기 때 도움을 받은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다. 액셀러레이터(AC), 대학 등 민간이 유망한 기술창업기업을 선발·추천하면 정부가 R&D(연구·개발) 및 사업화자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3200여개 팁스 스타트업이 나왔고 이들은 민간 선투자의 약 20배인 15조원의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그런 팁스가 변화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팁스기업의 스케일업(외형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후속지원이 필요하고 수도권 편중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에 중기부는 ‘팁스 넥스트’ 전략을 추진, 3년 후인 2027년 팁스기업 후속투자 합계를 2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팁스기업의 글로벌 진출 비율도 현재 38%에서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팁스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세심하게 지원하고 팁스를 통해 지역 창업생태계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관 공동 창업지원 획기적…개선점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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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는 ‘스타트업을 위한 테크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의 약자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이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연계투자를 하는 게 핵심이다. 이스라엘 사례를 참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2013년 도입했다. 팁스 프로그램은 점차 확대됐다. 각각 팁스 단계 이전과 이후를 지원하는 프리팁스·포스트팁스 외에도 스케일업팁스, 딥테크팁스, 해외진출 지원에 특화한 글로벌팁스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리서치기관 CB인사이트는 대한민국 팁스를 플러그앤플레이, 와이콤비네이터(YC), 테크스타즈와 함께 세계 4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여행플랫폼 야놀자 등은 팁스를 거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도약한 대표 사례다.
팁스기업 중 지난해까지 총 92개사가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회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IPO(기업공개)가 19개사, M&A(인수·합병)가 73개사다. 하지만 창업생태계는 팁스를 도입한 이후 크게 달라졌다.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부쩍 늘었다.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뛰어야 글로벌 시장에 나설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팁스기업(69.3%)과 운영사(73%)가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팁스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진 것이다.
글로벌·스케일업·지역기업 지원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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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발표한 ‘팁스 넥스트’ 전략의 골자는 4가지다. 우선 스케일업 지원을 강화한다. AI 기반 성과분석시스템을 도입, 기업별 성장단계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팁스 성과를 분석한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포스트팁스 기업의 고용성과가 일반 팁스 지원기업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수한 팁스기업에 주는 포스트팁스 지원금은 2년간 최대 5억원이던 것을 7억원으로 늘린다. 또 팁스기업 CEO(최고경영자) 대상 AMP(최고위과정)를 운영해 IPO 노하우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팁스기업의 글로벌 진출지원과 더불어 비수도권 기업의 팁스 참여도 강화한다. 아울러 올해 신설한 글로벌 팁스 지원대상을 20개사에서 내년 30개사로 늘리고 ‘일반’과 ‘딥테크’로 나뉜 팁스 R&D 트랙에 ‘글로벌’ 트랙을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글로벌 특화형 팁스 운영사를 지정하는 한편 해외 공관 및 한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팁스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예비창업팀과 초기 스타트업 대상인 ‘프리 팁스’는 지역기업 전용 트랙으로 개편한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스타트업의 팁스 유입을 촉진하고 권역별 팁스 참여창구인 ‘웰컴투팁스’를 확대한다. 의료 스타트업 휴이노 등 선배 팁스기업들이 지역협의회를 구성, 후배 기업들에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밖에 ‘올해의 팁스 운영사’가 되면 모태펀드 출자사업시 우대하는 등 팁스 운영사 관리도 강화한다. 일부 자격요건을 갖춘 운영사는 공직 유관기관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팁스 프로그램 운영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김성섭 중기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팁스 기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이 팁스 넥스트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팁스 기업이 도전의식을 갖고, 운영에 있어서도 기업가정신이 발현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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