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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에 ‘번역기’로 대응… 알리‧테무, 소비자 상담 손 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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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국제 온라인 거래 관련 소비자상담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 가운데, 유독 알리 및 테무 등 국외 플랫폼에서 발생한 소비자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포기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국제 온라인 거래 관련 소비자상담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 가운데, 유독 알리 및 테무 등 국외 플랫폼에서 발생한 소비자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포기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 말부터 국내 시장 침투에 본격적으로 나선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관련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10월 31일까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에서 ‘위해 제품’으로 판매 차단 조치한 건수가 총 1,915건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번엔 소비자 피해 상담 자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 ‘알리‧테무에 문제 제기 포기한다’는 응답 29.2%… 국내 쇼핑몰 두 배 이상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의 소비자 보호의무 이행 점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제 온라인 거래’ 관련 소비자상담 비중이 2021년 대비 2023년 45% 증가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57만6,325건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 중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상위 사업자로 국내 쇼핑몰 8개(네이버쇼핑‧롯데온‧11번가‧지마켓‧옥션‧인터파크‧카카오톡쇼핑하기‧쿠팡), 국외 쇼핑몰 2개(알리익스프레서‧테무) 등 총 10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인식 조사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3년 6월~2024년 5월) 응답자들은 1개월 평균 국내 쇼핑몰을 5.99회, 국외 쇼핑몰을 2.1회 이용했다. 응답자 중 소비자 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국내 쇼핑몰(29.4%)‧국외 쇼핑몰(28.8%)이 비슷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유독 국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소비자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포기하는 비율(29.2%)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국내 쇼핑몰에 문제 제기를 포기하는 비율은 13.4%에 그쳤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경험을 통해 구축된 상품 신뢰성, 피해구제 가능성 등에 대한 기대 정도가 국내 쇼핑몰보다 국외 쇼핑몰에 대해 낮은 사실이 반영돼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고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소비자 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 국내 쇼핑몰(3.21점)에 비해 국외 쇼핑몰(2.83점)이 낮게 나타났다.

지난 10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사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 가운데, 해외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국내 수준’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사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 가운데, 해외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국내 수준’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 “국외 쇼핑몰에 피해구제 가능성 기대 낮아”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일부 민원은 여전히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담원이 번역기를 이용해 답변하고, 민원 처리 방법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테무는 분쟁 해결 기간을 안내하지 않거나,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상품정보 등도 번역체 어투로 제공돼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외 플랫폼의 소비자 문제 해결 기간, 해결 만족도, 고객센터 만족도, 해당 쇼핑몰에 대한 피해구제 기대 등은 모두 국내 플랫폼에 비해서 미흡했다. 예컨대 소비자들이 경험한 소비자 문제 답변 통보 시간의 경우, 국내 쇼핑몰은 평균 1.8일이 소요됐던 반면 국외 쇼핑몰은 2.6일에 달했다. 환불이 이뤄진 경우에도 국외 쇼핑몰의 문제 해결 시간은 평균 5.8일로 국내보다 1일가량 느렸다.

이외에도 알리익스프레스‧테무‧인터파크 등에서 반복 오배송과 위해물품 재유통 차단 관련 매뉴얼, 위해물품 관련 정보 제공, 허위광고에 대한 사업자 교육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대해 “의사소통 원활성, 해결의 신속성 등 국외 쇼핑몰의 소비자 피해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테무의 경우 주소‧전화번호‧사업자등록 번호를 국외 정보로만 표기하고 있는 바, 소비자가 실제로 연락할 수 있는 국내 정보도 함께 표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 10월 월간 활성자 이용 수 기준 국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사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진입 초기 지적됐던 위해 제품 문제나 소비자 피해 보호 방안 미흡 관련 문제가 1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플랫폼에 유리하고 소비자에게는 불리한 불공정 이용약관 조항도 발견되기도 했다.

앞선 9월 참여연대 등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불만 신고센터’와 한국소비자연맹이 이들 기업의 이용약관 중 일부를 불공정약관으로 공정위에 심사 청구한 결과, 공정위가 총 13개 유형(47개) 불공정약관 조항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약관 중 16개, 테무 이용약관 중 31개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국내 수준’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의 꾸준한 감시와 소비자 보호 확대 방안에 대한 고민이 과제로 남게 됐다.

시사위크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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