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친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바뀌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연일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잠시 주춤했지만 29일(현지시간) 9만800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다시 ‘10만달러 고지’를 넘보고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34% 오른 9만8194.69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10시 20분에는 9만875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SEC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내년 1월 20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20일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날이다.
겐슬러는 성명을 통해 “직원들과 위원회는 투자자 보호, 자본 조달 지원, 그리고 시장의 효율성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며 “미국 자본 시장이 세계 최고로 남을 수 있도록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2021년 4월 SEC 수장에 오른 겐슬러 위원장은 그동안 가상화폐 산업에 대해 단속과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 오면서 업계의 반발을 불러온 인물이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다.
특히 게리 겐슬러 현 위원장 아래 SEC는 비트코인을 뺀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증권이라는 겐슬러 위원장의 견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3년간 가상화폐 업계 전체에 걸친 단속을 주도했다.
2일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증권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하위(Howey) 테스트’로 알려졌다. 이는 1933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대규모 오렌지 농장을 운영하던 하위컴퍼니라는 회사가 진행한 농장 분양 사건에서 유래됐다.
즉, ▲돈이 투자되고(Investment of money) ▲그 돈이 공동의 사업에 사용되고(In a common enterprise) ▲투자 이익을 기대하며(With an expectation of profits) ▲그 이익이 타인의 노력으로 발생(From the efforts of others)할 경우 증권으로 본다.
이 매체에 따르면 SEC와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다수 가상자산이 바로 하위 테스트에 저촉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리플(XRP)을 발행하는 리플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업계의 큰 반발을 샀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겐슬러 위원장의 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이미 공언한 바 있다.
이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겐슬러 위원장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첫 10만 달러선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1시 45분(서부 시간 오전 10시 4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29% 오른 9만8156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사상 처음 9만5천 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에는 고점을 9만8000달러대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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