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개인 팬카페인 위드후니에 네이버 뉴스기사 댓글을 달아달라는 게시물이 쉴새없이 올라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태로 ‘온라인 여론조성 의혹’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한동훈 대표 개인 팬카페로 알려진 해당 커뮤니티에는, 네이버 뉴스 댓글을 유도하는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위드후니 외에도 디시인사이드 한동훈 관련 갤러리에도 올라오고 있으며, 특정 게시물이 여러 사이트에 동시 다발적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조직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한동훈 가족 명의의 게시글과 토시 하나 틀리지 않는 똑같은 글이 디시인사이드에도 올라온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초로 공개한다.
우선 위드후니 검색창에서 ‘급해요’를 검색해 봤다.
검색창에 ‘급’ 또는 ‘급급’ 등의 단어를 검색해도 마찬가지였다. 언론 기사 링크를 주면서 댓글을 유도 게시물이 수두룩하게 검색됐다. 위 그림 우측 작성자에 주목하자.
아래는 위에서 급해요를 검색했을 때 나온 작성자 중 한명인 꾸* 라는 회원이 오늘 12월1일 올린 글 중 하나다. “여기 붙어요”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기사의 댓글 유도를 하고 있다. 문제는 회원들이 이런 글에 반응한다는 점이다.
들어가 보니 한국일보의 12월1일자 기사로 당원게시판 관련 기사이다. 게시물 하단에는 “좌표 찍힘”이 언급된 것으로 보아 “좌표가 찍혔으니 댓글을 부탁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댓글창에 한 대표에 유리한 쪽으로 댓글을 달아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힘 주진우 법률위원장은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고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위글의 작성자 꾸* 가 해당 카페에 한 달 간 게시한 글은 300건에 이른다. 대부분 한동훈 관련 기사 링크와 함께 댓글을 달도록 요청하는 내용이 전부였다.
아래 그림은 해당 작성자의 최근 게시물이다. 모두 언론 기사 주소를 링크하고 있다.
더 이전 글을 검색하니, 매일 같은 패턴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기사 링크를 올리고 댓글을 유도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
11월 뿐 아니라 10월에도 같은 행태를 보였다. 하루에 15-20건의 글을 올리고 있었으며, 한달에 무려 300건 가량을 매달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
물론 이 회원 외에도 기사를 가져와서 링크를 달고 급하게 댓글을 요청하는 회원은 더 있다. 댓글을 달도록 좌표를 찍어주면 회원들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면서 상위 노출을 하는 똑같은 패턴이었다. 댓글이 완료되면 아래와 같이 댓글을 완료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게 여론을 왜곡 시킬 수 있는가?
팬 커뮤니티에서 개인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달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식으로 마음 먹고 매일매일 작업을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특정 여론을 조성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 댓글 시스템의 특성상, 기사가 올라온 뒤 댓글창에는 순공감순 또는 공감비율순으로 댓글의 순서가 정해진다. 따라서 특정 댓글에 공감(좋아요)을 집중적으로 누르게 되면 해당 댓글은 최상단에 노출된다. 한번 상단에 올라온 댓글은 상단에 유지하도록 관리하기는 쉽다. 지속적으로 공감을 유도하면 되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댓글이 상단에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댓글에 좌표를 찍고 집중적으로 공감을 클릭하게하면 상단으로 올라간다.
이런 프로세스를 모르는 대중은 상단 댓글의 압도적인 공감수(또는 추천수)에 속아 넘거가게 된다. 상단에 올라온 공감수 많은 댓글만 읽어보고는, “아~ 현재 여론은 이거구나!” 라고 인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이 수 개월, 수 년간 조직적으로 벌어졌다면, 자동적인 기계식 매크로가 쓰여지지 않았더라도 이는 여론조성 또는 여론조작의 범주에 들어간다.
특히 하루 이틀이 아니고 매일 하루에 수십건씩 특정한 목적을 갖고 여러 사이트를 돌아가면서 특정인을 추켜세우는 작업을 했다면 이는 분명한 여론조성 행위라는 것이다. 특정인이 좌표를 찍고, 나머지는 무리를 지어 댓글 및 공감(좋아요) 또는 비공감(싫어요) 클릭을 눌러주는 작업을 실행하며, 사후 보고를 하는 체계가 잡혀있으며, 이 작업을 수개월 반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면 이런 행위는 누구나 여론조성 또는 여론조작 행위로 의심할 수 밖에 없다.
KBS와 MBC 전현직 기자 및 언론홍보 마케팅 전문가들은 “대중은 온라인 기사를 읽으면 곧바로 댓글을 읽고 싶어하는 습성이 있다. 타인의 대체적인 생각을 중시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하여, 댓글 영역 상단에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을 반복 노출하면 여론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드루킹 역시 이런 식이었다는 것이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이렇게 댓글을 집중적으로 유도하는 소위 ‘파워유저’들은 대부분 각각 팔로워가 수십에서 수백명씩 보유하고 있다. 한동훈 팬카페에서 자주 보이는 snow** 라는 계정의 팔로워는 500명을 육박한다. 팔로워들은 자신들이 팔로잉하고 있는 ‘파워유저’가 쓴 댓글에 공감(좋아요)를 눌러주며, 공감을 많이 받은 해당 댓글을 댓글창 상단에 뜨도록 지원한다.
만약 1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100명의 파워유저가 있다면 이미 10000개의 공감(좋아요)를 확보한 셈이다. 이 정도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원하는 댓글을 대부분 상단에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한동훈 관련 기사의 댓글 대부분이 한 대표 편에 서서 한 대표를 찬양하는 류의 댓글이 많은 이유가 설명되는 대목이다.
‘디시인사이드 한동훈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여론조성 작업 의혹이 제기됐다.
‘댓방’은 ‘댓글 방어’의 약자로 보인다. 댓방이라고 씌여있는 게시물을 읽어보면, 원하는 댓글이 상단에 올려지도록 하고 원치 않는 댓글을 밀어내자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왔다.
댓글을 유도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으며, 심지어 공지사항으로 “정리되면 (댓방)글을 지워달라”고 적기도 했다. 흔적을 남기지 않을 목적으로 보인다.
특히 좌표를 찍은 기사의 댓글 중에서도 특정 아이디를 알려주면서 해당 댓글에 공감 또는 비공감을 누르라는 지시를 내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렇게 좌표를 찍어준 댓글을 보면 대부분 파워유저(팔로워 숫자가 200 이상으로 한동훈 관련 댓글만 쓰는 유저)들이 작성한 댓글이었다.
혼자서 1만개 넘는 글을 올리는 한동훈의 팬?
예를들면, 라라** 라는 디시인사이드 한동훈 갤러리 유저는 10월 1일 부터 현재까지 한 대표 관련 게시물을 혼자서 무려 1000여개를 올리고 있다. 그가 올린 모든 게시물의 숫자는 1만여개에 가깝다. 하루에 20-30개씩 한동훈 관련 영상 및 자료만 직업적으로 올리고 있다.
한 대표 관련 모든 뉴스와 방송에 출연한 패널의 한동훈 언급 영상을 대부분 빠짐없이 업로드하고 있다.
특이한 점도 발견되는데, 라라**가 디시인사이드 한동훈 갤러리에 9월 17일 17시50분 37초에 올린 글과 똑같은 글이 같은날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허수옥 명의로 10분 위에 올라온다.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내용이다. 허수옥 씨는 한동훈 대표의 모친과 같은 이름이다.
이는 허수옥 명의자가 디시인사이드의 한동훈 갤러리 게시물을 보고 10분 뒤 그대로 복사해서 당원게시판에 올렸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다면 허수옥씨의 국민의힘 계정이 제3자에 의해서 도용 또는 임대 사용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참고로 아래 이미지는 라라** 라는 닉네임의 유저가 지난 10월1일부터 현재까지 작성한 한동훈 관련 게시물의 제목만 정리한 이미지이다. 상당히 방대한 양이다. (계속)
이외에도 디시인사이드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라는 곳에 올라온 일부 게시물 역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한 대표 가족 명의의 글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논란의 여지가 크다.
팬덤의 일상적인 활동인지, 아니면 조직적인 여론조작인지 관계 당국의 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네이버 측은 네이버 뉴스의 댓글 조작 등의 문제로 국회로 부터 댓글의 국적표기 및 VPN 사용자 표기 의무화 요구, 알고리즘 공개 요구 등을 수 차례 받은 바 있으면서도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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