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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납입자에게 유리하고 재정 부담을 키우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대신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성만 높여도 실질 소득대체율을 60%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리하게 소득대체율을 높이기보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개인연금 같은 다층 구조를 통해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연금 체계는 다층적이다. 독일의 경우 기초연금과 같은 기초보장제도와 함께 대부분의 국민이 가입하는 ‘법정연금보험’을 운영한다. 여기에 기업연금과 개인연금 납입액의 일부를 정부가 보조해주는 ‘리스터연금’이 더해진다. 한국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역할을 한다. 스웨덴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8.5%인데 이 중 2.5%는 따로 떼 가입자들이 직접 운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국도 기본적으로는 국민·퇴직·개인 등 3층 구조로 노후를 대비한다는 틀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다층 구조를 내실 있게 운영해도 실질 소득대체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금연구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국민연금과 유사한 7%가 되면 소득대체율이 30.6%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이 31.2%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개의 연금만으로 60% 안팎의 소득대체율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연금을 더하면 수치는 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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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직까지 국내 개인·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다는 점이다. 서울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의 비교 공시를 분석한 결과 개인 연금저축 상품을 운용하는 88개 금융사 중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3% 이상인 곳은 25곳(28.4%)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의 평균치(7.54%)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한 곳은 피델리티자산운용을 포함해 단 두 곳뿐이었다. 개인연금의 경우 수수료만 떼갈 뿐 사실상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의 상황도 비슷하다. 연금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35%였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221조 2000억 원에서 382조 4000억 원으로 급격히 불어났지만 수익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수급이 시작된 계좌의 89.6%는 연금 형태가 아닌 일시금으로 받아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내는 돈은 비슷한데 퇴직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은 미미한 반면 국민연금은 기여 대비 보상이 과도해 재정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수익률 제고를 전제로 개인과 퇴직연금을 포함해 다층 구조로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만으로 60% 수준의 소득대체율을 누리기 위해서는 보험료 대폭 인상이나 천문학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큰 문제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준으로 통상 생애 월평균 소득의 60~70% 수준을 이야기한다”며 “국민연금은 일종의 강제저축 제도인데 전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부담을 지워 달성하기는 어려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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