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4단계 확장 구간. 아직 확장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으나 두드러진 특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항공기 탑승구로 이동하는 복도의 벽면이 예술 작품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의 지향점을 ‘아트 포트(Art Port)’로 설정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의도답게 총길이 약 1930m와 총면적 8000㎡ 규모를 미술 세계에 내어줬다.
확장 구간은 동편과 서편으로 나눠지는데 이 둘의 콘셉트가 완전히 반대다.
동편은 한국의 옛 건축물과 공연, 민화 요소로 우리나라 전통 미학을 극대화했다. 이번 작업에 한국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채병록 작가가 참여했다. ‘복(福), 바람의 색동’이라는 주제로 십장생 등을 그렸다.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누군가는 여행이나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러 떠나는 이 길에 건강과 번영, 장수의 기원을 한다는 뜻을 담았다.
채병록 작가는 “동물과 기물들로 새긴 도상들이 출국길을 응원하고 동행하며 외롭지 않게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편은 국제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 한국이 등장한다. 화려한 색감과 자유로운 구도를 통해 생동과 젊음을 표현하는 미국 존원(JONONE) 벽화로 완성했다.
작가가 서울, 인천, 전주, 경주, 제주 등 한국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을 자유분방한 추상 표현 기법으로 풀어냈다.
존원 작가는 “인천국제공항의 새로운 터미널에 제 작품이 전시되고 수십억명이 감상한다고 하니 더 없는 영광”이라며 “공공 장소에서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할 예술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이 4조8000억원을 들여 7년여간 진행해 온 4단계 확장 구간은 오는 3일 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세계와 연결되는 우수한 인천공항이 여객들에게 예술적 영감과 문화예술 경험이 가능한 특별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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