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처럼 새것이 됐어요.” 15년간 빛바래고 낡은 줄만 알았던 2만여 개의 관람석 의자가 놀라운 변신을 이뤄냈다.
14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됐던 교체 공사를, 단 200만원으로 해결한 경남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의 혁신 사례가 화제다.
한 번의 가열로 시간을 되돌린 듯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양산종합운동장의 2만여 개 관람석 의자가 15년 전의 선명한 색상을 되찾은 것이다.
이 놀라운 변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LP 가스 가열기였다. 플라스틱 의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표면의 스크래치로 인해 빛이 산란하여 하얗게 변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약 150도의 온도로 의자 표면을 가열하면 플라스틱이 녹으면서 표면이 평평해지고, 그 결과 빛의 산란이 줄어들어 본래의 색상이 되살아나는 원리를 의자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직원들은 부탄가스와 토치를 구입한 후 의자에 토치로 불을 갖다 댔다. 그 결과 의자가 20여 년 전 처음 설치 당시 선명했던 색상으로 바뀌는 놀라운 일을 보게 됐다.
이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양산시시설관리공단 종합운동장팀이 고안했고, 공단은 14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200만원으로 절감했다.
또한, 의자를 전면 교체하는 것보다 작업 시간도 대폭 단축됐으며,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아 환경 보호에도 기여했다.
이번 혁신 사례는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적극 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대회에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공기관 등 289개 기관에서 570여 개의 사례가 제출됐으며, 그중 17건만이 본선에 진출했다.
심사는 국민심사단의 사전 현장 심사 30%, 전문가 10인의 본선 심사 50%, 1천여 명의 국민투표단이 참여한 실시간 온라인 투표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산시설관리공단의 사례는 이 모든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박성관 양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공단 설립 15년 만에 처음으로 받은 대통령상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직원들의 오랜 노력이 인정받아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시민들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큰 예산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가 됐다. 특히 공공시설물 관리에서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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