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오두환 기자]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최근 국민의힘은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그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친윤계가 당무감사 등 진상 규명과 한 대표의 해명을 요구하자, 친한계가 반발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내부 갈등이 깊어지자 ‘냉각기를 갖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당내 계파갈등 격화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지난 29일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극단적 표현을 담은 글을 썼다고 주장한 유튜버 이모 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자문위는 “이 씨가 ‘당원 게시판에 글을 쓴 사람은 한동훈 본인이 맞다'”면서 한 대표가 ‘개목줄’ 등의 표현을 사용해 글을 썼다고 했으나 이는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 씨가 ‘당 대표가 가족들 아이디까지 동원해서 매일 댓글 공작을 하고 있었다’, ‘한동훈 댓글팀이 작성한 의혹이 있다’고 했다”며 이것도 거짓 주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예찬은 무서워서 고발 못 하고, 유튜버만 고발한다는 주진우 위원장과 그 뒤의 한동훈 대표에게 고한다”며 “‘한동훈 대표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글을 썼다’ ‘가족 중 1인(진은정 변호사)이 다른 가족 명의로 여론조작을 했다’ 2가지 발언을 허위사실로 고발하지 않고, 나머지 구구절절 고발을 해봐야 전부 맹탕이다”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한동훈 대표 가족이 글을 썼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허위사실로 고발을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핵심을 회피한 물타기 고발장은 오히려 가족이 여론조작을 했다고 자백하는 증거다”라며 “법꾸라지의 물타기 고발장으로 진실을 덮을 수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친한계 일각에선 이번 게시판 논란이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나왔고, 친윤계에선 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28일 YTN 라디오에서 ‘게시판 논란으로 당내 분란이 일어난 것이 특검법 재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 명태균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등에 대해 사람들이 동요하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한계로 분류되는 조정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쟁을 앞으로 있을 김여사 특검에 연결한다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당에서 내분이 있더라도 집권 여당임을 포기하는, 정권 붕괴법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특검 통과는 정권을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갖다 바치는 일”이라며 “만에 하나라도 특검이 통과되면 한 대표의 정치생명부터 가장 먼저 끝나게 된다”고 말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더 이상의 확전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28일과 29일 연이어 당직자들을 향해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도를 넘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친윤계 친한계 갈등 속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가결될 경우 양측은 심각한 정치적 타결을 입을 전망이다. 상황이 더욱더 악화될 경우 분당까지 확전될 수 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제와 각종 정치 현안들과 관련해 여러차례 대립각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총선 이후 보수가 똘똘 뭉쳐야 했지만 오히려 친한과 친윤으로 갈등골이 더욱 깊어졌다. 당원들도 마찬가지다. 친한과 친윤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도성향의 당원들조차 공멸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입법보복’ ‘탄핵’ 등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내홍에 휩싸여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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