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엑셀’ 못 밟는 K-액셀러레이터①
2016년 11월 국내에 도입한 액셀러레이터(AC, 창업기획자)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마중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창업생태계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지만 투자 실적이 없는 영세한 AC가 적지 않고 투자 및 보육사업 확장에도 걸림돌이 있다. AC 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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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산파 역할을 하는 액셀러레이터(AC, 창업기획자)가 국내 도입 8년만에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으론 미성숙한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다. 올해 10월 현재 정부에 등록된 AC는 479개사로 해마다 꾸준히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5개 중 1개는 투자실적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걸로 드러났다.
정부는 최소 자본금 요건 등 등록 문턱을 낮춰 AC 설립을 촉진했으나 그 결과 소규모 영세 AC가 늘어났고 이들이 별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창업생태계는 갈수록 혁신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다. AC의 다양한 사업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업계의 자구 노력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 AC는 2022년 418개에서 2023년 461개로, 올해 479개로 꾸준히 늘었다. 그런데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에 따르면 지난해 461개 AC 가운데 99개(21.5%), 약 5개 중 1개는 한 건의 투자실적도 없었다. 투자실적 있는 AC 362개 중에서도 60.2%인 218개는 2017~2023년 누적 투자액이 20억원 미만이다.
AC는 최소자본금 1억원에 전문인력 2명만 있으면 설립할 수 있다. 업계에선 등록된 AC의 상당수가 자본금 1억원 수준의 소규모인 걸로 추정한다. 이 같은 영세성이 투자 부진 등 한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소규모·영세 AC 늘어 투자·보육 모두 수익화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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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의 주요 활동은 투자와 보육이다. 투자는 회수까지 수 년이 걸린다. 그 사이 초기기업을 발굴·육성하는 보육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데 현재 AC가 보육사업 보수를 받을 근거는 따로 없다. 이렇다 보니 상당수 AC는 투자→수익→재투자의 선순환을 이루지 못하고 정부·지자체·대기업의 창업지원 사업에 의존한다. AC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무산된 것도 BM(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C 등록유지요건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AC가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써 개인투자조합을 만들면 출자금 총액의 3% 이상은 직접 출자해야 AC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당초 ‘5% 이상’에서 ‘3% 이상’으로 기준이 완화된 것이지만 자기자본이 부족한 소규모 AC는 여전히 투자조합을 여러개 만들기 어려운 조건이다.
제한된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더 버티지 못하고 AC 라이선스를 반납(말소)하기도 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0월 등록말소된 AC는 29곳으로, 지난해 31곳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규등록 AC는 지난해 74곳에서 올해 10월 현재 47개사로 줄었다. 이에 AC 순증가 규모는 AC 등록을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작을 전망이다.
AC가 다양한 투자 활동을 할 수 있게 등록유지요건이나 의무투자비율, 행위제한 등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AC 대표는 “현 제도 하에서는 AC가 대형화, 전문화를 꾀하기도 어렵다”며 “지금보다 투자, 회수가 수월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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