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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재추정하는 한은… ‘1%대 추락’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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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기초체력을 볼 수 있는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노동이나 자본 등 자원을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성장률을 말한다.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률로 해석된다. 통화정책 등 주요 거시경제 정책의 수립과 운용에 기초자료로 쓰인다.

◇ 韓 잠재성장률, 2011년 3.1%→2022년 2%로 ‘뚝’

1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한은은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하고 있다. 아직 발표 시점은 미정이다. 한국은행은 통상 2~4년 주기로 잠재성장률을 공개하는데, 올해 안에 재추정 결과를 발표한다면 2021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잠재성장률 기여도 추이 및 전망. /국회예산정책처
잠재성장률 기여도 추이 및 전망. /국회예산정책처

지난 2021년 한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 ▲2019~2020년 2.2% 내외 ▲2021~2022년 2% 내외로 추정됐다. 과거 발표 양상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작년과 올해 잠재성장률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과 올해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수치가 나온 적은 없다. 하지만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해 11월 말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잠정 수치라는 것을 전제로 작년과 올해 잠재성장률을 2%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경제의 기초체력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2년 71.1%(3674만명)에서 2072년 45.8%(1658만명)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7.4명에서 2072년 104.2명으로 급증한다.

투자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체적인 투자의 추이를 보여주는 총고정자본형성은 증가율은 향후 5년간(2024~2028년) 연평균 2.3%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5.5%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결과 잠재성장률에 대한 노동과 자본의 성장 기여도 역시 하락 중이다. 노동의 잠재성장기여도는 2010년대 중반부터 -0.1%포인트(p)를 기록하고 있다. 자본의 잠재성장기여도는 2000년대 초반 2.4%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 감소해 2010년 후반에는 1.5%, 2020~2023년에는 1.2% 수준까지 감소했다.

◇ 잠재성장률 1% 시대 눈앞… 저성장·저금리 고착화될듯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주기적으로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작년 6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023년 1.9%, 올해 1.7%로 전망했었다. 올해 5월 각각 2.0%로 상향 조정했지만, 2020~2021년 잠재성장률을 2.4%로 제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발표한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최근 2% 내외로 추정한 뒤, 2025년~2030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면 GDP 성장률도 1%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GDP 성장률이 1%로 내려가지 않겠지만, 잠재 성장률이 하락하면 1% GDP 성장률을 받아들일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일본과 같은 장기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 우려도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소비가 줄어들면 자금수요가 줄어들어 금리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소비의 총량이 줄어들면 기업의 투자도 둔화돼 돈의 가치인 금리가 오르기는 더욱더 어려워진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인구가 이민으로 유입되는 국가도 아니고 경제 여건도 성숙기에 접어들어서 예전처럼 건설투자나 인프라 투자로 성장률을 만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면서 “잠재성장률 1%대는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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