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터 민간위탁 운영권을 두고 입찰 비리 논란이 일고 있다. 새 민간위탁 운영자를 선정 과정에서 그동안 없었던 대규모 입찰 지원자가 발생하면서다. 단순히 입찰 지원자가 늘어난 건 문제 삼을 수 없지만 최종적으로 민간위탁자를 심사하는 평가 위원을 뽑는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본지 제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파주시는 관내 총 5개의 스포츠센터(파주시스포츠센터·운정스포츠센터·교하청석스포츠센터·운정행복센터·파주문화체육센터) 민간위탁 적격자 선정 업무를 진행했다.
5개 스포츠센터는 12월 말에 기존 운영업체의 민간위탁 운영이 만료되면서 앞으로 3년 동안 운영할 새로운 민간위탁 운영자를 선정해야 한다.
새로운 운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살펴보면 ▲평가위원 공개 모집 ▲입찰 공고를 통한 참가업체 지원 ▲참가업체의 평가위원 선정 등으로 1차적으로는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렇게 뽑힌 평가위원들은 이달 5일 심사를 통해 최종 운영자를 선정해, 내년부터 선정된 업체가 위탁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참가업체들이 익명의 투표를 거쳐 뽑힌 평가위원들이 최종 심사를 하게 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통상 30명 지원하는 평가위원에 189명이라는 지원자가 몰렸다는 이유에서다.
모집 공고에는 평가위원 모집인원은 최종 평가위원 9명의 3배수인 27명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올해 189명이 지원하면서 떨어진 지원자들 사이에선 ‘입찰 비리’·’벌떼 입찰’이라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제보에 따르면 민간위탁자 선정방식은 ‘평가위원을 입찰참가자가 선정’한다는 룰이 있다 보니 입찰참가자와 평가위원 간의 유대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평가위원을 무작위로 모집하는 평가 방식은 입찰 참가 업체와 평가위원 간의 유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이번 입찰에서 평가위원으로 지원했다고 밝힌 수도권 소재 대학의 A교수는 “체육학과를 운영 중인 대학교 교수들 사이에서는 파주 심사위원 관련해서 특정 업체의 부탁을 받았다는 등의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평가위원 지원 전에 파주시에 문의했더니 이미 지원자가 100명이 넘게 지원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상 지자체 민간위탁 선정과정에서 운영 능력을 확보한 기관 및 기업이 아닌 이상 이렇게 많은 지원자가 몰릴 수가 없다. 모집인원 27명을 채우는 것도 걱정해야 할 정도다”라며 “지금 상황으로 보면 평가위원을 많이 확보한 업체가 민간위탁자로 선정되지 않겠나. 사실이라면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에서 정말 불공정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과거 이 같은 평가위원 선정방식에 부실 위탁운영 사례가 발생한 일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파주시에서는 5년전 운정다목적체육관 민간위탁 적격자 선정 과정에서 부실한 민간 운영업체가 선정돼 스포츠센터가 계약기간 중간에 운영을 포기한 사례가 발생했다.
또다른 익명의 제보자는 “파주시의 평가위원 모집 방식은 모집 단계부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입찰참가자와 평가위원 간에 유착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진행된 평가위원 선정을 무효화하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위원 선정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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