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한 그룹 ‘뉴진스’의 전례 없는 독특한 현재 상황에 관해 법조계에서 “굉장히 전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대표변호사는 이번 ‘뉴진스’의 기자회견을 “굉장히 전략적”이라고 평가했다고 CBS노컷뉴스가 30일 전했다.
뉴진스가 지난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소속사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보호할 의지나 능력이 없으므로 전속계약을 해지하지만 어도어를 대상으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등 후속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보통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 분쟁이 불거지면 대개 소송으로 이어진다. 아티스트 측은 분쟁으로 활동 제약을 받기 때문에 더 빠른 법적 판단을 구하고자 가처분을 낸다. 가처분 이후 본 소송에 들어가면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그간 연예계에서도 여러 전례가 있었던 탓에 법조계에서는 뉴진스가 당연히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등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뉴진스가 발표한 내용은 법적 대응 없는 계약 해지다. 즉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에 귀책 사유가 있어 계약을 해지하는 만큼 별도의 법적 대응을 할 이유가 없으므로 위약금도 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연예계에서는 전례가 없는 독특한 대응이다.
이와 관련해 노 변호사는 “판결은 1~2년 후에 나더라도 법원은 ‘2024년 11월 28일 행위가 유효한지 무효한지’를 소극적으로 판단하는 구조다. 뉴진스 입장에서 ‘반드시 계약이 해지된다’라는 자신감이 있으면 저렇게 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뉴진스는 광고주와 방송사에게 결정을 맡긴 셈이다. 뉴진스와 어도어 중 선택하라고. 이게 가능한 건 뉴진스가 엄청난 구매력을 담보한 글로벌 아이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속계약서에는 ‘아티스트에 대한 보호 의무’가 있고 그건 소속사가 가지는 가장 강력한 의무다. 그런데 ‘뉴진스를 버리자’라는 내용이 하이브 문건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계약 해지는 인정될 확률이 매우 높다”라고 예상했다.
또 “신뢰 관계의 파탄을 입증하는 객관적이고 중대한 징후가 있다면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지 않더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며 “하이브 문건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데 어도어가 먼저 뉴진스를 상대로 활동 중지 가처분을 내기에 부담되지 않겠나”라고 분석했다.
또한 “위약금은 쌍방 귀책일 경우 (둘 다) 안 나올 수도 있다. 한쪽이 귀책 사유가 크면 그쪽이 위약금을 무는데 하이브 문건이 나오는 등 지금 펼쳐진 사실관계에선 뉴진스의 귀책 사유보다 하이브, 어도어의 귀책 사유가 더 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인사권, 경영권, 예산 집행권을 다 가진 하이브의 절대적 지배를 받는 자회사이기에 법적으로 한 몸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민지가 기자회견에서 “하이브가 잘못한 것이지 어도어가 잘못한 것이 아니므로 전속 계약 위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데 모두가 아시다시피 하이브와 어도어는 이미 한 몸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마지막으로 노 변호사는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로 그룹 이름을 쓸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해 “예전에는 아이돌이 계약 해지되면 그룹 이름을 못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정된 표준계약서에는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적정가를 산정해 소속사에 지급하면 상표권을 쓸 수 있도록 했다”라며 “어제 기자회견을 법률 조언 하나도 안 듣고 ‘어린애들이 막 질렀다’라고 하는 반응이 있던데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개정 표준계약서 제8조(상표권 등)에는 계약 종료 시 상표권과 디자인권 활용 방향이 명시돼 있다. ‘기획업자'(기획사)가 취득한 상표권은 가수가 그룹 일원으로 활동했을 경우 기획사와 그룹 구성원 간 합의된 내용에 따라 권리 이전이 가능하다. 또 ‘기획업자’가 해당 이름 개발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했을 경우 권리 양도 시 ‘기획업자’가 ‘가수’에게 이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도 나와 있다.
어도어는 현재 “전속계약 당사자인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의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뉴진스와 직접 만나 대화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후 뉴진스는 어도어가 보내온 내용증명 회신 전문에 관해 더 할 얘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어도어의 회신에 담긴 전반적인 내용은 뉴진스가 지적한 사안들의 행동 주체가 어도어가 아닌 하이브 또는 다른 회사인 만큼 요구사항 이행에 한계가 있다는 답변이었다. 민지는 이에 관해 “마치 말장난을 하듯이 하이브와 어도어를 구분했다”라며 “하지만 모두가 아시다시피 하이브와 어도어는 이미 한 몸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주영 어도어 대표의 진솔한 대화 요청과 관련해서는 “그분(방시혁 의장)께 따로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와서 말씀을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는 사실 그냥 보여주기식의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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