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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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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해병대 항공단 소속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이 전술훈련에 참가해 무장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강한 바람에 구름이 낮게 깔린 29일 경북 포항시 오천읍에 위치한 해병대사령부 직속부대인 해병대 항공단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포항경주(민군 겸용) 공항의 널찍한 활주로가 반겨줬다. 멀리 활주로 끝자락에는 해군이 올 7월 도입한 잠수함 킬러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과 해상작전헬기 ‘슈퍼 링스’ 등이 이륙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공항은 국내 유일의 해군 소유 공항으로 해군의 항공작전을 총괄하는 해군항공사령부가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주한미군 항공부대, 민간 항공기가 함께 사용한다. 최근에 신설된 해병대 항공단은 해군항공사령부 본부에서 활주로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다.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해병대 항공단이 쓰고 있는 활주로 안쪽으로 자리한 20여 개 격납고에는 회색빛의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마린온은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을 상륙작전 임무에 맞게 개조한 회전익 헬기다. 해병대 영문 표시인 ‘마린(MARINE)’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의 합성어다.

해병대 항공단은 12월 1일로 재창설 3주년을 맞는다. 해병대는 1973년 이전까지 자체 헬기가 있었다. 당시 해병대 항공대는 OH-23 헬기 등 20여 대를 운용했지만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면서 인력과 자산이 해군 항공대로 넘어갔다.

2014년 해병대 항공병과를 다시 만들었고 2018년에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1·2호기를 인수하면서 해군 통합 45년 만에 자체 항공 전력을 구축했다. 3년이 지나 48년 만인 2021년 12월 1일 이곳 경주포항 공항 내 부대 기지를 마련하고 공식 부활했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해병대 항공대는 전군 최초의 해외파병 항공부대다. 최초 전투파병 부대인 해병대 청룡부대 소속 항공대로 베트남전쟁에서 1965년 10월부터 1971년 12월까지 항공정찰과 함포 유도, 전단 살포, 항공 화력 지원 등의 임무를 담당했다. 약 450여 회, 1537시간 항공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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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독도함에서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는 해병대 항공단 소속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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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항공단 소속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이 전술비행을 위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우여곡절 끝에 해병대 항공단은 상륙기동헬기 2대를 시작으로 2023년 6월까지 총 20어대의 전력화를 완료했다. 주목할 점은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배치되면서 해병대는 바다와 육지뿐만 아니라 공중에서도 지상으로 신속히 침투하는 역량을 구비하게 됐다. 덕분에 입체적인 상륙작전 수행력을 통해 적의 목표물을 제압하는 ‘공지(空地)기동 해병’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 해병대가 하늘에서도 강력해진 셈이다.

공지기동부대로 거듭나는 핵심 전력인 상륙기동헬기를 만나기 위해 우선 찾은 곳은 정비대대다. 대다수가 부사관으로 구성된 정비사들은 비행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마린온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정비사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같이 비행을 앞둔 마린온 기체를 점검한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체크 항목만 200여 개다. 무엇보다 헬기에 남아 있는 연료의 적당량을 빼내 물이 섞여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점검은 꼭 필요하다. 자칫 비행 중에 엔진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안전 비행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정비대대 옆에 위치한 5층 높이에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세척장으로 헬기가 샤워를 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24톤에 육박하는 마린온을 끌고 세척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미니차 ‘토잉’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마린온은 해상 및 함상에서 운용하도록 특화돼 설계됐다. 기체 방염 등 부식방지 기술이 적용됐지만 해상에서 비행하는 탓에 비행 후 기체는 물론 엔진까지 염분이 묻을 수밖에 없다. 이에 약품을 사용한 세척은 필수다.

정재훈 정비대대장(중령)은 “안전 비행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식을 바탕으로 전투준비 태세를 완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안전 비행과 항공 안전 시스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비대대를 나와 항공단 본부 왼쪽으로는 가상 비행을 교육하는 시뮬레이터센터가 있다. 항공교육대가 관리하는 곳이다. 실제 비행을 하는 체험을 통해 비행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잠시 체험을 위해 조종석에 앉아본 기자는 비행 시작과 동시에 현기증이 몰려와 헬기 조종사 체질이 아니라는 쓴맛을 보고 곧바로 포기했다.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본지 이현호 기자가 해병대 항공단 항공정비대대를 찾아 마린온 조종석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본지 이현호 기자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 직접 탑승해 정찰비행에 동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병대사령부

마지막으로 상륙기동헬기의 정찰비행을 체험하기 위해 엔진에 시동을 걸고 활주로에 대기 중인 마린온에 탑승했다. 내부는 조종사 2명을 포함해 완전 무장한 해병대장병 9명 등 총 13명이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마린온은 서서히 활주로로 이동하기 시작하더니 관제탑과 통신 후 잠시 솟아올라 주요 운행 테스트를 하곤 다시 내려앉았다. 안전 비행을 위해 해병대 항공단의 모든 상륙기동헬기 조종사는 이 과정을 반드시 준수한다. 재차 관제탑과 통신을 한 후에는 점프하듯 하늘로 곧바로 날아올랐다.

700피트(약 200m) 상공에 올라가자 멀리 반대편으로 해군의 P-3 해상초계기가 보였다. 1000피트(약 300m)로 고도를 더 높이자 포항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아파트는 손톱 만한 크기로 작아졌다. 심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선회할 때 기체가 한 번씩 흔들리기는 했지만 비행 내내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비행은 호미곶에 이어 신창 간이해변을 거쳐 칠포해수욕장, 포항IC, 환호공원, 포항공대(포스텍)까지 날아갔다 부대로 복귀했다. 비행거리로 70여 ㎞, 비행속도는 60노트(약 112㎞/h), 비행시간만 1시간여 소요됐다.

해병대 항공단 조종사들의 비행 실력은 매우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매년 포항 도구해수욕장 일원에서 여름철 연안 해양 사고를 대비한 민관군 합동 항공구조훈련을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경북소방 119항공대 등과 함께 실시하면 해병대 조종사들의 안정적 비행 기술에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같은 능력 덕분에 해병대 항공단은 최근 미 해군 핵추진항공모함에 이착륙할 수 있는 자격도 획득했다.

이지훈 헬기조종사(준위)는 “해병대 항공단 조종사들은 평소 강도 높은 이론교육과 비행훈련을 통해 정예 조종사가 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국민이 부르면 언제 어디든지 즉각 투입될 수 있도록 완벽한 전투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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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상륙공격헬기(MAH)가 로켓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KAI

해병대 항공단은 앞으로 하늘에서 더욱 강력해진다. 전력 증강을 위한 상륙공격헬기(MAH) 24대를 도입해 전력화한다. 이를 통해 해병대 항공단은 2028년이면 상륙기동헬기 2개 대대와 상륙공격헬기 1개 대대 등 3개 비행대대와 정비대대, 관제대, 김포파견대 등으로 부대도 확대할 예정이다.

상륙기동헬기는 해병대 병력을 싣고 상륙작전에 투입되지만 상륙공격헬기는 상륙 병력이 탑승한 기동헬기를 호위하고 지상과 공중의 위협을 타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특히 상륙공격헬기대대는 전시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적진에 상륙하는 지상부대를 엄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산 상륙공격헬기는 소형무장헬기(LAH)에서 입증된 최신 항전 및 무장 체계가 적용된다. 국산 헬기 최초로 공중전에 대비하기 위해 공대공 유도탄이 장착된다. 20㎜ 터릿형 기관총과 2.75인치 유도 및 무유도 로켓탄 등의 무장도 탑재될 예정이다.

또 표적획득지시장비(TADS) 탑재를 통해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국산 천검 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해 8㎞ 거리에서 공격도 가능해진다. AH-64E와 AH-1과 동일한 수준이다. 방호 개념이 도입된다. 동체와 엔진, 조종석, 블레이드 및 각 계통에 12.7㎜탄에 대한 방호 설계가 적용된다.

해병대 항공단은 평시에 작전 대기 전력 운용(긴급·후속 대기 전력), 항공 지원 작전 수행(의무후송·산불진화·탐색구조 등), 전력도서 방어 및 신속 대응 작전(서북도서 증원, 적 무인기 대응 등)을 수행한다. 전시가 되면 한국형 해병대공지기동부대의 항공전투제대 임무(항공 전력 운용, 연합 항공작전 수행 등), 상륙작전 및 강제 진입 작전 시 지상전투제대 기동 지원(공중돌격 지원, 화물 공수 등) 등의 임무를 책임진다.

김수용 해병대 항공단장(준장(진))은 “해병대 항공단은 전통적·비전통적 위협에 맞서 국가와 국익을 위한 다양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공지기동 해병대 핵심 부대이자 해병대 유일 항공전투제대로서 부여된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르포] 수륙양용에 공중기동 전력까지 입체적 상륙작전…하늘서도 강해진 해병대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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