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식품. 비건이 채식주의자고 비건 식품이면 채식 자체나 채식 재료를 말한다. 종교나 신념에 의해서 채식을 하는 이들을 ‘비건’이라고 부르는데 전통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채식주의자가 불교 승려들이다. 최근에는 환경운동이나 동물권 보호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고 건강을 위해 일부러 채식만 하는 이들도 있다.
요즘 펫푸드 특히 반려견 사료로 비건 사료가 뜨고 있다. 도심 곳곳에 있는 사찰음식점도 그렇지만 속칭 ‘풀때기’로 만들었다고 음식값이 싼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별함 때문에 가격은 더 높은 편에 속한다. 반려견이 종교나 신념이 있어 비건을 선택할 리는 없으니 펫맘(반려견 동물 주인)이 선택해서 준 것일텐데 그렇다면 펫맘들이 비건 푸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알레르기를 원인으로 꼽는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도 알레르기가 있다. 사람도 가려움, 콧물, 안구 충혈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있듯이 강아지도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사료를 바꿨는데 갑자기 이런 현상을 보인다면 알레르기일 확률이 높다. 비건 사료는 식물성 재료 특징으로 인해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이 적다고 한다.
운동성 저하도 한몫을 차지한다. 시골이나 마당 넓은 집에서 뛰어다니게 하면서 키우면 모를까 도시의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다보면 개에게 적정한 양의 운동을 매일같이 시키기가 어렵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들어오는 영양분에 비해 활동량이 부족하면 살이 찌고 건강이 나빠지게 된다.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이 우려되는 사람에게 운동과 채식을 권장하는 것처럼 운동이 부족한 반려견에게도 채식이 권장되고 비건 사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맛 자체의 개선이 많이 이뤄졌다. 요즘의 비건 사료는 과거의 것과 많이 다르다. 색깔, 향, 식감 등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비건 사료를 먹어보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콩고기 등과 같은 사람이 먹는 비건푸드를 과거와 현재 먹어본 경험으로 유추해 볼 때 같은 기술이 적용됐다고 가정한다면 반려견도 맛 때문에 인상을 찌푸릴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비건 사료의 판매를 보면 맛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듯하다.
비건 애견 사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서울의 강남에서 가장 핫하다는 비건 사료 전문업체 드림펫푸드(대표 정엽)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100% 채식식단은 특정 알레르기 위장 문제 및 기타 전신 질환을 관리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한다. 특히 드림펫푸드에서 수입하는 브이-플래닛이라는 제품의 경우, 원료와 생산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유명한 캐나다에서 완제품을 수입한다. 밀, 옥수수, 대두, 육류, 부산물, 공장식 축산물, 허위물질 또는 충전제 등이 일체 들어있지 않고, 유전자 변형물질이 없는 완두콩, 렌틸콩, 퀴노아 등을 함유해 안전하다고 한다.
강아지가 실제로 채식을 할 수 있는지, 비건 사료만 줬을 때 영양이 부족하지 않은지 묻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개는 잡식 동물이고 사람 곁에 살면서 사람이 남긴 음식을 먹으며 약 7,000년 전부터 수수와 밀을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는 그들의 조상과 달리 탄수화물을 소화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최대 30개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같은 조상이라고 알려진 늑대와 많이 다른 것인데 수백만 년 동안 야생으로 살아온 늑대의 경우 2개 밖에 없다. 또한 식물성 단백질로 동물성 단백질을 보완하고, 필수 아미노산이나 비타민, 미네랄 등으로 영양의 균형을 잡는다면 비건 사료가 문제될 바는 없다고 수의사들은 전한다.
요즘은 가족구성이 핵가족화하고 노령인구가 늘고 심지어 비혼자까지 늘어가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반려동물에 대한 유대감이 더욱 깊어지면서 반려동물을 온전한 가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반려동물에게 안전하고 영양에 균형이 잡힌 먹을 거리를 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거기에 친환경적인 사회적 가치까지 더해진 비건 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애견 선진국의 경우를 볼 때 예견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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