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삼성이 관계사 경영 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재무 전문가인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경영진단실장으로 임명한다고 28일 밝혔다.
삼성글로벌리서치(전 삼성경제연구소)가 기존에 하던 컨설팅 업무를 강화해 그룹 차원에서 객관적·체계적으로 전후방 업종 전망과 글로벌 트렌드 변화, 수요처 경기 동향 등을 컨설팅해 각 관계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강화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영진단실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아닌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속으로 둔 것도 삼성전자와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관계사의 상황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진단을 내놓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5일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기업가로서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다”며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략통’인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DS 부문에 신설된 경영전략담당을 맡겼다. 김용관 사장이 맡던 사업지원TF 내 반도체 담당은 ‘재무통’인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맡는다.
이에 따라 김용관 사장은 DS 부문에서 반도체 사업 투자와 지원 등에 대한 전략을 총괄하고, 박학규 사장은 사업지원TF에서 반도체 사업 지원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명은 모두 과거 미전실 출신으로,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은 2010∼2014년 미전실 전략팀에서 일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친 핵심 인사다.
박 사장은 미전실 해체 전 경영진단팀장을 맡아 그룹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김 사장 역시 2014년부터 2년간 미전실에서 반도체 투자 등을 담당하며 전자 계열사 전략을 총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미전실 출신 사장 3명이 주요 자리에 집중 배치되면서,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의 역할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사업지원TF 출범 이후부터 TF를 이끌고 있는 정현호 부회장이 유임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이 회장의 최측근인 정 부회장은 미전실에서 인사지원팀장과 경영진단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존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 일부 변화를 주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진단실 신설과 미전실 인사 중용 등에 대해 과거 미전실을 부활하는 수순이라고 얘기도 나온다.
한편 삼성SDI 후임 대표로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내정됐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청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내정됐다. 삼성SDS 신임 대표이사는 이준희 삼성전자 부사장이 맡게 됐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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