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세가 293조6000억원 걷혔다. 이는 1년 전보다 11조7000억원 덜 걷힌 것이다. 10월까지 국세수입 진도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80%에 못 미쳤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진도율 수준이다. 다만 연말 부가가치세 수입 성적이 좋은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기획재정부는 29일 ‘10월 국세수입 현황’을 통해 지난달까지 국세수입이 29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국세수입 진도율은 79.9%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76.2%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진도율을 보인 것이다.
역시나 지난해 저조한 기업 실적으로 인한 법인세 납부 감소 여파가 가장 컸다. 1~10월 법인세는 전년 동기 대비 17조9000억원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세율 인하에 더해 주식 거래가 감소하면서 증권거래세도 1조2000억원 줄었고, 수입 감소에 할당관세 적용이 늘어나면서 관세도 4000억원 빠졌다. 다만 부가가치세와 소득세가 각각 6조1000억원, 2000억원 늘어 전체 국세수입에 보탬이 됐다.
10월 한 달로만 보면 국세는 전년보다 3000억원 줄어든 38조3000억원이 걷혔다. 특히 부가가치세가 3분기 민간 소비 증가에 힘입어 예정 신고(납부) 실적이 4000억원 늘었고, 기타 상속증여세 수입도 2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중간예납 분납세액이 줄면서 법인세 수입도 덩달아 5000억원 감소했고, 소득세도 양도소득세를 중심으로 2000억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재추계 대비 연간 국세수입 실적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내다봤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9월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예산 대비 29조6000억원의 세수가 부족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기까지 수입 실적이 두 달 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예산이 아닌 세수 재추계 대비 국세수입 진도율은 87% 정도다. 남은 기간 부가세 수입의 호실적이 나머지 진도율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부가세는 10월 신고받은 결과에 따라 10·11·12월 납부가 이뤄지는데, 신고액 자체가 좋다”면서 “10월 당월 부가세 실적만 보면 예상만큼 들어왔고, 11·12월엔 각각 전년 대비 2조원 이상씩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지난 9월 당시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부가세 환급 규모가 늘면서 6000억~7000억원 규모의 (예상치 못한) 수입 감소가 발생한 것이 관건”이라며 “11·12월 세수가 이 부분을 상당 폭 메울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로 인해 만약 세수 재추계 값 대비 더 큰 결손이 발생하더라도 기재부가 충분히 대응 가능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윤 과장은 “9월에 빠진 부가세 규모는 (세수 결손) 대응을 세울 때 설정했던 범위에 들어가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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