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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자랑한 ‘헤이즐넛’ 미사일 정체는… “패트리어트로 못 막아”

전자신문 조회수  

러시아가 지나 10월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러시아 국방부
러시아가 지나 10월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러시아 국방부

최근 러시아가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다고 공개하면서 서방 시설을 요격할 수도 있다고 위협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극비리에 개발한 미사일의 코드명은 ‘오레슈니크'(개암나무; 헤이즐넛). 이 미사일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군사산업단지 시설 한 곳에 복합 공격을 가하며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공격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케드르'(삼나무)를 사용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슈니크라고 밝혔다.

해당 공습으로 생긴 구덩이는 약 1.5m에 불과하며 다른 피해도 없었다. 하지만 이는 탄두를 비워둔 채로 발사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신형 미사일을 사용해 보여주기식 공격을 가해 서방을 위협하기 위함이다.

해당 공격은 미국과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락한 뒤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스톰 섀도를 이용해 러시아 쿠르스크주 마리노 마을을 때리자 다음날 신형 미사일로 곧장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일 러시아가 드니프로시로 떨어뜨린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슈니크 파편. 사진=우크라이나 보안국
지난 20일 러시아가 드니프로시로 떨어뜨린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슈니크 파편. 사진=우크라이나 보안국

푸틴 대통령은 신형 미사일에 대해 “새로운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이라며 “마하10(음속 10배), 즉 초당 2.4~3km의 속도로 날아간다. 현재로선 이 무기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자랑했다. 이 속도가 사실이라면 미국 지대공(방공) 미사일 ‘패트리어트’로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사정거리도 문제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일리야 크람니크는 친크렘린 매체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다루고 있는 사거리는 2500~3000km이며, 잠재적으로 5000km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방 전문가도 최대 5500km로 ICBM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존 IRBM 이상의 사거리를 가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우리 시설 공격에 자국산 무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과 영국에 직접 타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영국 가디언에 “미국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겠지만, 러시아 남서부에서 유럽까지 도달하기에 충분한 거리”라고 봤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여러 개 탄두가 다른 각도로 떨어진다. 서방이 가장 우려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이 미사일이 동체 하나에 여러 개 탄두가 각기 개별적인 목표를 향하면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다중 독립 표적 재돌입체'(MIRV)라면 미사일 한 발로 여러 목표물을 다중 타겟팅 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는 과거 MIRV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RS-26 루베즈를 선보인 바 있다. 미사일 전문가 제프 루이스 교수는 “RS-26 루베즈의 변형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앞서 이번 여름에 RS-26 개발 재개를 암시했다”고 전했다.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책임자 톰 카라코는 미국 국사안보 전문매체 디펜스 원 “만약 오레슈니크가 실제로 MIRV라면, 그리고 그것이 매우 빠르게 날아가고 높은 궤적을 가진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면, 여러 개의 물체를 타격하기는 정말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앞서 러시아가 ‘무적’이라고 자랑한 신형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로 요격하는 일도 있었던 만큼 실제 전장에 투입됐을 때 상황은 속단하기 어렵다.

카라코는 “승리 전략을 가지고 협상에서 더 나은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합동 무기 작전에 필요한 다른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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