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당원 게시판’ 논란이 여권의 계파 갈등에 불을 붙이더니 ‘김건희 특검법’에 단일대오로 맞서던 당론까지 흔들고 있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원 게시판 논란이 대통령실에서 당 대표직 사퇴를 종용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라며 이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을 거론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해 “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하냐)”며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단일대오 방침은 변함이 없냐’고 묻자 “반복된 질문인데 며칠 전에 제가 말했다. 그걸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특검법 표 단속을 안 하고 개별 의원에게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재차 물으니 “지금 그 문제는 말 안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 계파 갈등에 ‘김건희 특검법’ 단일대오 비상
이날 오전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대표가 친한계 인사들에게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당의 김 여사 특검법 ‘반대’ 기조와 다른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며 “부당한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기류 변화는 전날 친한계 의원의 발언에서부터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전날 오후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가 친윤 주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냐는 질문에 “한 대표 심중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를 한번 며칠 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당장의 ‘단일대오’에는 변화가 없지만 한 대표 심중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김민전 최고위원과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공개 설전을 벌인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론 조작 주장에 대해 “어떻게든 당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 없다”며 “이제 당대표 끌어내리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익명 당원 게시판은 당이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준 공간이고,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다”며 “누가 썼는지 밝혀라, 색출하라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고, 그 자체가 황당한 소리”라고 설명했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지금 현재 고발인, 다수 고발인에 의해서 경찰 수사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적인 발언이나 논쟁은 자제 좀 하자. 그리고 차분히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하자고 말씀을 드렸다”며 “일종의 냉각기 갖고 생각할 시간들을 갖도록 하자. 당분간 대외적 의견표명은 의원도 당직자도 이 문제에 관해선 (발언을) 자제해 달라 말했고 대부분 의원님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내달 10일 국회 재표결에서 김 여사 특검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이 나온 상황에서 친한-친윤계가 냉각기를 가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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