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촉발한 비트코인의 ‘숨가쁜 랠리’가 외딴 지역 한국의 소형주 시장을 얼렸다고 미 통신 「블룸버그」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가 11월5일 승리한 뒤 비트코인은 35% 가량 급등해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를 앞둔 반면 소형주가 주도하는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8%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이 연말까지 흐름을 뒤집지 못하면 올해 아시아에서 최악의 지수가 될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망했다.
투자 분석가들은 코스닥 하락의 상당한 원인은 소규모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비트코인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로 인해 올해 코스닥 시총의 약 5분의 1이 증발하는 폭락이 빚어진 것이란 분석이다.
안현상 한국투자연구원 대표는 “코스닥 시장이 끔찍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사람들이 코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연구원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가입자에게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다.
우리나라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은 코스피 거래량을 앞지르고 있다. 이번 변화는 가상자산을 불신하는 정책 당국자들을 자극한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주식 시장 자금 유출을 우려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보류했다.
홍송국 NH투자증권 디지털 자산 분석가는 한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 투자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선물에 노출된 레버리지 펀드에 베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약 380억 달러의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한 미국 회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식을 매수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다섯배 이상 올랐다.
한데 투자자가 가상자산 하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 울트라숏 비트코인 ETF’(ProShares UltraShort Bitcoin ETF)가 25일(현지시각) 하루 최대 유입액을 기록했다. 이를 보며 전통 주식 시장 투자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을 수도 있다.
최근 비트코인도 10만 달러 문턱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28일 오후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대체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지난해 11월 코스피 시장에 금지된 공매도가 내년 3월 재개될 예정이란 것이다.
“미국을 비트코인 수도로 만들겠다”며 내년 1월 백악관으로 돌아올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공매도 재개란 압박에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국내외 투자자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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