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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오너 3세 신유열 구원투수 나섰다… 부사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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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오너가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신 부사장은 향후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할 방침이다. 일본 국적으로 올해 군 면제 대상인 신 부사장의 한국 국적 취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신 부사장의 빠른 승진을 두고 이를 뒷받침할 경영 능력 입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등 그룹 전반 경영 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라서다.

롯데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 결과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고, 최고경영자(CEO)도 36%(21명)가 교체됐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오너 3세 신유열…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 양 축 지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 부사장은 명실상부 롯데그룹의 유력한 승계자다.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그룹에 합류했고, 2022년 한국 롯데케미칼 상무에 오른 지 1년 만인 지난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어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후계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신 부사장은 향후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에서 영향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신 부사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 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는 최근 신 부사장의 승계 작업을 다방면으로 가속화 중이다. 신 부사장이 지난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에는 한일 롯데 사이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사회 일원으로 그룹 전반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또 신 부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롯데지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보유 주식도 늘리고 있다. 부친인 신동빈 회장은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1995년)에서 1년 3개월 만인 1997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전례가 있다.

신 부사장은 주요 사업 현장을 찾으며 그룹 내 후계자 입지를 다지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지난 7월 차기 먹거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생산시설 착공식에 부친과 함께했고, 같은 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는 평소와 달리 취재진에 공개된 정문 동선으로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신동빈 회장이 지하 동선으로 들어온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며 더욱 주목받았다.

그룹 본업인 유통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지난 24일 문을 연 타임빌라스 수원을 찾아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과 함께 1시간 30분가량 점검했다. 신 부사장은 이날 현장에서 언론에 쇼핑몰 사업이 유통 차원에서 점찍은 ‘미래 먹거리’임을 언급했다.

지난 7월 열린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맨 왼쪽)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지난 7월 열린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맨 왼쪽)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위기의 롯데… 신유열 이끄는 미래 사업들도 휘청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신 부사장이 경영권 세습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가 이끄는 신사업 성과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상황임에도 초고속 승진을 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그룹은 두 축인 유통과 화학 사업이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롯데케미칼 발 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돌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이후 롯데케미칼이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지난달 기준 총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 원이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원이다. 그룹 전체가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이라고 롯데는 설명했다.

전날 롯데는 특약 사항 조정과 관련해 은행 보증을 통한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 보강을 목적으로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논란을 빠르게 잠재우기 위한 조치였지만, 롯데그룹의 위기를 반영한 상징적 사례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신 부사장이 주도하는 롯데그룹의 신사업 부문도 유동성 위기와 함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을 신사업군을 이끌고 있다.

핵심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 차원에서 4조웓대 전폭적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룹 유동성 위기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며 미래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지주사로부터 수천억원의 자금 조달을 받아야 하는 탓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메가플랜트 착공 시점인 2분기부터 비용 증가 영향으로 이익률이 감소해 올 3분기에는 약 20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롯데헬스케어도 지난해 9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출시해 유전자 검사 키트 ‘프롬진’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헬스케어 시장 안착을 노렸다. 올해 말까지 캐즐 가입자 100 만명 확보를 목표했지만, 상반기까지 20만 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예상보다 미미했던 캐즐의 입지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롯데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8억원, 영업손실 229억원을 기록했고, 결국 이달 1일부터 PB(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 사업을 접기로 했다. 업계에선 사실상 사업 정리 수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하나의 과제인 신 부사장의 일본 정체성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1986년생으로 올해 만 38세인 신 부사장의 국적은 일본이다. 올해부터 신 부사장은 군 면제 대상이라 한국 국적 취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신 부사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버지와 같은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신동빈 회장은 이중국적을 유지하다 만 41세이던 1996년에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신 부사장은 아버지와 달리 한국어가 서툰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 점도 롯데를 이끌 차기 리더십으로선 흠으로 지적된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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