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TV 기자들이 1년여 전 보도국 취재부에서 분란을 일으킨 A 기자에 대해, 사측이 분리를 이유로 재택근무를 시키며 태업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잘못을 하면 오히려 혜택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여 구성원 사기가 떨어졌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사건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가 후배 A 기자와 선배 B 기자의 다툼으로부터 시작됐다. A 기자와 B 기자의 다툼 과정 중 불미스러운 일로 B 기자는 미세 골절 등의 진단을 받게 됐다. 이후 B 기자가 먼저 A 기자를 고소, 두 기자는 맞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1년 여의 시간이 흘러 최근 두 기자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1년 전 사건 이후 두 기자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TV 보도 자막 처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됐다. 이를 두고 기자들은 분란을 일으킨 기자가 오히려 편한 업무를 하고 나머지 기자들의 업무가 늘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일경제TV C 기자는 28일 미디어오늘에 “회사에서는 문제를 키우기 싫다며 1년째 이 사태를 방치하고 있는데, 오히려 잘못을 저지르면 편해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 구성원들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회사의 미온적인 태도가 제일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TV D 기자도 “1년이 지난 상황에도 엄연히 발생한 폭력에 대한 처벌 조치가 없다는 게 우려스럽다”며 “회사는 사건을 덮으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의견을 전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매일경제TV 보도국 기자들은 ‘A 기자의 보도국 취재부 잔류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썼다. 해당 성명에서 보도국 기자들은 “해당 기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구성원들과 갈등을 유발하고 태만한 업무 행태를 보이는 등 팀 전체의 생산성을 저하했다”며 “반성 없는 지속적 문제 행동은 부서 내 협업과 신뢰를 심각히 훼손했고, 이는 명백히 직장 내 업무 환경과 조직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해당 기자와의 갈등 상황을 여러 차례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는커녕 문제를 일으킨 A 기자의 태업만 부추기는 조치가 이뤄졌다”며 “부서 구성원들은 더 이상 이러한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 A 기자의 부서 이동을 통해 건강하고 투명한 조직 문화 확립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성명 이후로도 보도국에 변화의 조짐이 없자, 27일 보도국에는 보도국 취재부 대표의 이름으로 “‘분란의 씨앗’인 기자의 보도국 취재부 잔류를 반대한다”는 성명이 게시됐다. 그러나 이 성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철거됐다. 매일경제TV E 기자는 철거된 성명에 대해 미디어오늘에 “회사 승인을 안 받고 게시판에 붙였다는 이유로 성명이 철거됐는데 기자들의 성명서를 사측 승인을 받고 부착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27일 성명에선 “지금부터 1년여 전 보도국 취재부에서 ‘폭력’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기자들은 회사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덮으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썼다. 이어 “‘분란의 씨앗’인 해당 기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구성원들과 갈등을 유발하고 태만한 업무 행태로 팀 전체의 생산성을 저해했다. 회사는 해당 기자를 ‘분리’ 조치한다는 명목하에 누구보다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 혹은 방치하려는 행태를 또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공개적으로 해당 기자의 부서 이동을 요구했다.
매일경제TV F 기자는 “그동안 회사의 방치 속 문제가 커져 왔는데 성명서를 붙이니 회사는 문제 상황에 대한 인지보다는 누가 성명서를 붙였냐며 색출하고 있다”며 “잘못을 한 기자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조직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만 잡으려고 한다. 이것도 명백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28일 매일경제TV 대표에게 기자들의 성명서에 대한 입장 등을 전화와 문자를 통해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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