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보호무역에 이어 관세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무역업계에서는 무역 장벽이 베트남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취임 직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도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공개 선언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무역업계에서는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국 3위로 집계된 베트남이 미중갈등 이후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 우회기지로 지목되는 상태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베트남은 그간 중국의 생산기지를 대체해 왔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베트남으로 다수 진출하게 된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對中) 제재와 맞물려 있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대(對)중국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미국으로의 수출이 쉬운 베트남에 진출하게 됐다.
TCL(TV 생산), 써니옵티컬(광학부품 및 무선통신기기 부품 제조), 럭스쉐어(무선통신기기 부품 제조), 선전H&T(전자기기 부품 제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이 같은 중국기업들이 베트남을 우회 경로로 밟아 미국 시장에 침투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미국의 대중관세가 본격화한 2018년부터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 비중이 상승하는 한편, 미국의 대(對)베트남 수입 점유율이 증가했다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유엔 무역통계(Comtrade)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20.4%에서 지난해 23.9%로 3.5%p 뛰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 비중은 2%에서 3.8%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17년 21.9%에서 2023년 14.1%로 7.5%p 줄어들었다.
2019년부터는 중국산 상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우회수출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2021년 기준 베트남에서 제조한 중국 상품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33.9%에 달했다.
무역 업계에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증가할수록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수입 규제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미국의 대베트남 통상정책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베트남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도 중국을 대체하는 주요한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및 계열사와 1·2차 협력사, 포스코, 두산중공업, 효성, 현대차와 기아차, 롯데 유통, GS, CJ 등 한국의 다수 대기업이 베트남 주요 산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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