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우리나라 한 가구는 평균 526만원을 벌고 398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대기업이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가계 소득이 늘었다. 이와 함께 주거비를 포함해 경조사·음식·숙박·여행비용이 오르면서 지출도 함께 늘었다.
소득증가율은 소비지출증가율을 9분기 만에 넘어섰다. 다만 돈이 더 들어온 만큼 지갑을 더 열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은 525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근로소득이 332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사업소득은 98만7000원으로 0.3% 늘었고, 이전소득은 78만4000원으로 7.7% 증가했다.
월평균 가계지출은 397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3.5%), 세금 등 비소비지출은 106만8000원(0.5%)으로 모두 증가했다. 명목소비지출로부터 물가인상분을 뺀 실질소비지출은 1.4% 증가했다.
12대 소비지출 항목을 보면, 주거·수도·광열(12.6%)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월세 등 실제주거비(18.4%), 주택유지 및 수선(45.6%), 연료비(6.9%) 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어 혼례·장례비를 포함한 기타상품·서비스(9.0%), 오락·문화 지출(6.9%), 음식·숙박 지출(5.6%),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0.6%) 순으로 지출이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혼례 및 장제례비 등 기타서비스(28.5%), 국내·외 여행 단체여행비(26.5%)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숙박비(14.9%) 지출, 운동 및 오락서비스(8.8%), 외식 등 식사비(5.1%) 역시 증가했다.
오현경 기획재정부 복지경제과장은 “3분기 명절의 영향으로 오락과 국내·외 단체여행 지출이 많이 증가했고, 결혼 등 경조사 비용 지출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수지는 개선됐다. 3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18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흑자액은 128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2% 증가했다. 평균 소비 성향은 69.4%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p) 하락했다. 소득 총액에 대한 소비 지출 총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분기 만에 60%대를 기록했다.
오 과장은 “3분기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명절 상여비 지급의 영향으로 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비가 소득 증가율 대비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위 20%인 소득 1분위와 상위 20%인 소득 5분위의 월평균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8만2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54만3000원으로 6.5% 증가했다.
상위 20%의 소득 평균값을 하위 20% 소득 평균값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5.69배로 전년 대비 0.14배p 증가했다. 5분위 배율이 늘어나면 1분위와 5분위의 격차가 커졌다는 뜻으로, 분배 지표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소득 5분위 배율이 2분기 연속 악화한 것은 2022년 2~3분기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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